내년 주택시장의 매매가격은 3.5%, 전셋값은 4.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일 '2016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진 수도권이 주택시장을 견인했다"며 "내년에는 가격과 거래, 공급 모두 올해보다 둔화되겠지만 올해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산연이 10~11월 건설업계와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BSI(Business Survey Index)지수에 따르면 내년 매매와 전세가격은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상승폭은 둔화될 전망이다. 

매매시장의 경우 수도권 가격이 지방보다 오름세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는 웃돈을 기대한 수요가 몰리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에서는 공공기관 이전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사라져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격은 상승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데다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지속되면서 멸실주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세의 경우 소형주택과 오피스텔 공급이 확대되면서 하향 안정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과 일부 광역시에서는 월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증금 규모가 큰 아파트의 월세전환이 많아지면서 반(半)전세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거래량은 수도권의 경우 올해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지방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인식과 BSI지수 등을 종합해 검토한 결과 내년에는 인허가 물량이 올해보다 약 28% 가량 감소한 52만가구로 예상된다. 내년 분양물량과 착공물량도 올해보다 줄어들어 각각 35만가구, 49만가구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미국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국내 주택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 관계자는 "국내 금리는 상반기에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에 1~2차례 인상될 수 있지만 인상폭은 25bp~50bp 수준에 그칠 것"이라 말했다. 

그는 "2%대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개별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 대출기관이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가계의 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수준(8월기준 2.94%)보다 올라 3%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고, 금리인상 가능성과 집단대출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주택금융정책이 주택시장의 방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과도하게 분양가가 상승하면 가계부채나 집단대출 관리강화 등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 적정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