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주택시장 분위기가 심상찮다.

도내 주택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미국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른 정부 대출규제 강화가 현실화되면 도내 주택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통제하기 위해 마련된 새 주담보 대출 규정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은 이자만 갚는 변동금리 주택대출 대신 ‘고정금리—원금분할상환’ 대출을 늘리고, 은행이 주택대출을 취급할 때 대출자가 이를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보다 정교하게 심사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행권은 내년 1월부터 LTV(주택담보인정비율)ㆍDTI(총부채상환비율)가 각각 60％를 넘는 주택대출에 대해 원금분할상환 대출만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이 모든 주택대출 신청자에 대해 소득 자료를 확인해 DTI를 산출한 후 이를 대출 승인 여부에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관리 방안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LTVㆍDTI는 물론 다른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액을 취합해 산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주택대출 심사 시 추가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만약 DSR이 80％를 넘으면 대출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은행은 변동금리 주택대출을 심사할 경우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까지 고려한 금리를 뜻하는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 가능액을 산출해야 한다.

만약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80％가 넘으면 대출이 제한된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대출 통제는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지면 투자수요가 줄어들어 주택 거래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전북에는 7,200여세대의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이들 입주자들은 분양 때 받은 집단대출을 입주 때 개인별 담보대출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강화된 주담보 대출 규정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담보비율이 높아 원리금균등 상환으로 상환해야 할 경우 부담이 커져 입주를 못하는 경우도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 주택시장 상승세가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다.

특히 전국 주택시장을 주도하던 군산 집값 하락폭이 크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년 말 대비(지난달 23일 기준) 군산은 2.41%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내림세를 보였다.

군산은 500가구 규모의 공공임대 아파트와 신규물량 매물 적체로 최근 6주 연속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도내 주택매매거래 지수도 저공비행 중이다.

전북 주택매매거래 지수는 지난달 첫 주 11.7에 이어 둘째 주 11.5, 셋째 주 10.7, 마지막 주엔 10.0으로 하락했다.

이는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도단위 주택매매거래 평균 지수 19.3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정까지 강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은 더욱 냉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