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文-安 갈등 갈수록 ‘증폭’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당내 주류, 비주류 역시 양측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날선 세대결을 벌이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29일 11일간의 장고를 끝내고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를 거부하며 문 대표에게 '혁신전당대회'에 함께 나설 것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30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 대권주자급 강행군을 하며 문 대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갔다.

안 전 대표는 1일 광주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현재 지도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것은 현 지도부를 포함한 모두의 문제 인식"이라며 "그래서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도 제안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혁신전대가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더 좋은 안이 뭔지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안 전 대표는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혁신전대와 관련해 "제일 바람직한 것은 전 당원 투표 아니겠느냐"며 "전 당원과 민심 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룰로 치러야할 것"이라고 발언, 혁신전대의 구체적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는 "기다려달라"고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지만 사실상, 전당대회 거부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그러나 문 대표는 지난달 30일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발언, 사실상 안 전 대표의 제안을 비토한데 이어 1일에는 당 초·재선의원 그룹인 '더좋은미래'의 모임에 참석, "(안 전 대표가) 단결이 아니라 대결을 택한 것이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이날 서대문구의 한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 문풍지·에어캡 등을 새로 붙이는 등 겨울철 난방문제 해결에 직접 팔을 걷어부친 것도 당내 분란 상황과 관계없이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 주류와 비주류도 '혁신 전당대회'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구설에 휩싸인 신기남·노영민 의원이 공교롭게도 모두 친노로 문 대표와 가까운 것을 놓고 비주류의 공격이 거세다.

당 주류인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 혁신전대에 대해 "주류와 비주류 간의 사생결단식 전쟁이 불보듯 뻔하다"며 "매우 부적절한 제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전대를 치르고 나면 곧바로 총선이 닥치게 되는데 1~2개월 사이에 총선을 다 준비해야 한다"며 "이는 총선 준비를 위한 과정이 제대로 될 수 없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지도부가 전권을 갖고 공천권을 행사하는 등 총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며 "당의 화합은커녕 파국을 불러올 수 있고, 전대 결과를 승복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도 남는다"고 발언, 분당 가능성을 우려했다.

초재선 의원 48명이 참여하고 있는 '더좋은 미래'도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당내 상황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 27일 '문·안·박' 연대를 지지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반면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전날 주례회동을 가진데 이어 1일 성명을 내고 "시간끌기가 문 대표의 수습책인가"라며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고 다음 총선과 대선을 승리하기 위한 결단을 신속히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가까운 당내 비주류 송호창 의원은 이날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우리는 이것(혁신전대)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고, 이것이 마지막 방법이라고 보고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8대 국회 당시 서울지역 48석 중 우리 당이 7석 밖에 차지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국민들이 훨씬 더 우리 당에 대해 냉담하고 차가운 시선을 보이고 있어, 변화가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때 안철수 대선캠프의 상황실장을 지냈던 금태섭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 의원와 노 의원 사태를 비판하며 "신기남 의원 사건 때 당의 비공개 회의에서 감싸주는 얘기들만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런 식이면 우리 당이 어떻게 '을'을 위한 당이라고 할 수 있으냐"고 질타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