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내린 폭설이 내렸지만 기상청은 몰랐고 국민안전처는 무능했다.   

27일 전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6시 현재 도내 적설량을 보면 남원에 24㎝의 눈이 가장 많이 내렸다.

다음으로는 임실이 23.5㎝, 군산과 익산, 진안이 각각 22.5㎝, 장수 20.5㎝, 전주와 김제 각각 20.0㎝, 정읍 13.0㎝, 순창 12.0㎝, 완주 11.5㎝, 무주 9.5㎝ 등 의 눈이 각각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 26일 약 하루 동안 최고 20여㎝의 눈이 내리면서 도내 곳곳에서 사고가 빈발했다. 

20.0㎝의 적설을 보인 전주지역의 경우 11월 적설량으로는 37년 만에 내린 대설로 기록됐다. 

지난 1978년 11월 28일 전주에 21.2㎝, 1983년 11월 17일 19.8㎝의 눈이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내린 눈은 평년 적설량의 최대 6배 이상을 기록했다.

남원과 임실, 전주의 11월 평년(1981년~2010) 적설량은 각각 3.7㎝, 5.2㎝, 4.6㎝에 불과했다.

이 같은 기록적인 대설로 돼지우리와 주택의 지붕이 내려앉은 데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붕괴와 나무 쓰러짐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완주군 소양면과 상관면에 있는 돼지우리 2곳의 지붕이 무너졌으며 김제시 교동소재 주택 50㎡, 전주시 완산구 용복동의 한 조립식 차고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파됐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눈 때문에 김제와 전주, 군산, 익산 등 도내 일부 시군의 나무와 가로수들이 쓰러지거나 부러져 교통장애 등 총 20여의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다.

상황이 이랬지만 기상청은 이번 폭설을 전혀 예상치 못한 눈치다.

전주기상지청은 26일부터 ‘도내 서해안의 경우 2~5㎝, 내륙은 1~3㎝로 예상되는 눈이 27일 오전까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지난 25일 밝힌바 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26일 눈 예보는 있었지만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고 머쓱해했다.

지난 19일로 출범 1주년을 맞은 국민안전처도 입방아에 올랐다.

26일 새벽부터 내린 폭설로 도내 일부 시군의 빙판길 사고 등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국민안전처가 내놓은 처방은 대설경보 문자 1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취침 시간대인 오후 11시께 ‘대중교통 이용, 비닐하우스와 내 집 앞 눈치우기, 눈길 미끄럼 등 주의하세요’란 경고문구 뿐이다.

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책본부는 폭설 주의?경고 문자를 30여회 보냈다고 하지만 5만1,000여명에 불과했다. 

'뒷북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나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도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대설특보 발표에 따른 비상근무조 근무와 자동음성 통보, 490여 노선에 대한 제설구간 정비 등 폭설 피해와 응급복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