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세일 데이?...잘 모르겠는데요?’

24일 전주시 효자동 소재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모(여?40, 중화산동)씨의 얘기다.

박 씨는 “요즘엔 연말이어서 그런지 백화점 뿐만 아니라 동네 조그만 마트까지 워낙 세일 행사가 많아서 요즘이 무슨 행사인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박씨는 그러면서 "꼭 뭘 사려고 온 건 아니에요. 지점에서도 원래 행사 많이 하니까 겸사겸사 와 본건데 아직 특별히 산 것은 없어요. 요즘은 워낙 살 수 있는 유통경로가 많으니까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K-세일 데이'가 지난 20일부터 열리고 있지만 도민의 반응은 박 씨처럼 시큰둥이다.

이번 행사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27일)를 앞두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들을 붙잡고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고 있다.

다음달 15일까지 26일간 펼쳐지는 ‘K-세일데이’에는 대형백화점은 물론이고 마트·슈퍼 등 72개사가 참여했다.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삼성물산도 참여하며 정부 지원으로 전국 500개 전통시장도 김장행사, 테마 축제를 여는 등 행사 규모가 크다. 

할인율은 업체별로 다르지만 50%에서 최대 90%까지로 업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이어 진행되는 세일행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단기 이벤트성 행사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연달아 이어진 세일로 정상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내수경제는 메르스와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 북한 도발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더욱이 지난 5월부터 이어진 메르스 여파로 유통업계는 매출이 급감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10월 진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족이 많았던 것도 이번 세일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쇼핑을 했던 도민들 대다수는 ‘혜택이 없다’거나 ‘기대 이하의 할인율’, ‘낚시성 할인이나 끼워팔기’라는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다음 달에는 성탄절과 신년 맞이 세일이 준비돼 있어 세일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질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복되는 대규모 세일 행사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도와 집중도가 낮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