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주부인 김모(33)씨는 퇴근하는 시간이 오후 8시정도다. 더 늦어지는 경우도 많고 주말 근무도 무시할 수 없다. 남편이 도와주면 좋겠지만 김씨가 돌아오기까지 아이와 함께 마냥 기다린다. 청소하고 밥차려 먹는 시간이 오후 10시. 생활 유지가 안된다고 하소연이다. 김 씨는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는 것도 힘들고 비용 써 가면서 맛없는 반찬 만드는 것도 싫다. 결국 생각한 것이 반찬가게에서 반찬과 국을 시켜먹기로 했다. 

#미혼인 박모(28)씨는 원룸에서 산다. 혼자 살기 때문에 음식 먹기가 곤란하다. 시골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지만 매일 꺼내 먹기가 귀찮다. 또 같은 반찬을 계속 먹기가 지겨워 냉장고에서 곰팡이가 생길때도 있다. 하지만 최근엔 아는 지인으로부터 반찬가게를 소개 받아 다양한 음식을 주문 받을수 있어 좋단다. 

반찬전문점이 진화하고 있다. 

반찬전문점은 일상생활 식사에 이용되는 반찬류를 즉석에서 조리 판매하는 소매점을 말한다. 

주로 재래시장 주변이나 주택가 등을 입지조건으로 오래 전부터 소규모 점포 사업으로 시장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접 소비자들이 반찬가게를 찾아 필요한 반찬만을 사먹는게 아닌 의견이 맞는 지인들끼리 반찬전문점과 계약을 체결, 고정적으로 반찬과 국거리를 제공 받는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래 재래시장에서 옹색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반찬가게가 원룸촌이나 대로변으로 진출하는 등 반찬가게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반찬가게의 종류와 수가 적었다면 현재는 위생과 맛 그리고 다양한 메뉴를 갖춰 상당한 매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전주시 평화동 ‘A' 반찬전문점은 김치류, 젓갈류, 조림류, 볶음류, 무침류, 절임류 등 50여 가지의 반찬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계절별로 20~30종을 주력상품으로 선정해 사기그릇 등에 담아 냉장 쇼케이스에 진열해 놓고 소비자를 유혹한다.

최근에 오픈한 중화산동 'B' 반찬 전문점은 맛깔스럽게 만든 반찬을 100g을 최소 단위로 해 고객이 원하는 분량만큼 반찬을 품목별로 용기에 담아 배달까지 한다.

반찬전문점 관계자는 “시간이 부족해 반찬을 만드는 대신 사서 먹는 풍조가 자리를 잡고 이와 함께 편의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져 반찬가게가 성장할수 있는 토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사회활동과 가사일 두 가지 모두를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시간을 절약해주고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어 각광 받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객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시간대는 주부들이 장을 보는 시간대인 오후 3~5시와 맞벌이부부의 퇴근시간대인 6~7시경이다”면서 “손님이 많이 오지 않는 시간대에는 주문반찬을 만들어 직접 직장에 배달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이다”고 덧붙였다.

/신광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