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적으로 지원해오던 도내 예술단체 보조금 집행이 총체적 부실 덩어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북도의회 최영일의원(순창)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내 예술단체의 전형적인 예산 나눠먹기와 정산서 부실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전북예총 산하의 사진작가협회와 문인협회, 미술협회, 영화인협회, 건축가협회 등이 마련한 5개 전시행사에 각각 1,500만원씩 총 7,500만원의 예산이, 그리고 국악협회와 무용협회, 연극협회, 음악협회, 연예예술인협회 등 5개 협회가 진행한 공연행사에는 각각 1,600만원씩 총 8천만원의 보조금이 집행돼 전형적인 나눠먹기식 집행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전시행사는 전시작품 제작비용과 인건비, 설치비 등 각종 명목으로 항목을 정해 집행했지만 행사 종료 이후 작품을 제작한 작가 본인들이 전시작품을 회수해 갔고, 공연행사는 협회별로 5일 동안 하루씩 달랑 90분 공연을 했는데도 각각 1,600만원씩을 가져가 지자체 보조금을 물 쓰듯 펑펑 써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라예술제의 일환으로 전북예총 산하 10개 시군 예총이 함께 참여한 예술인대회는 사실상 예술행사와 무관한 체육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3,000만원의 비용이 집행됐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버스임차비용이 별도로 책정돼 있는데도 관계자들이 모범택시를 이용하는가 하면, 날짜가 지난 식비 영수증을 정산서 증빙자료로 제출하는 등, 정산서 자체도 허위와 부실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고, 식비도 도의 정산지침을 무시하고 금액을 초과 지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3,000만원의 보조금이 집행된 전국국악대회 및 시군농악경연대회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해당 행사에는 8개의 도지사 상이 주어졌다. 

최 의원은 “해당 행사를 직접 참관했지만 참여자와 관계자들만 있는 그들만의 잔치였고 관람객은 소수에 불과”했다고 꼬집고 “명색이 전국단위의 대회이고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농악관련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지사나 부지사는커녕, 담당 국장과 과장조차도 참석하지 않아 도가 보조금만 주고 알아서 행사하고 집행하라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문화예술 지원은 지자체의 책무이고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지만 예술단체에 대한 관행적인 보조나 지원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면서 “예술단체가 도민 눈높이에 맞게 보조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도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예술단체 지원사업에는 언제나 의문부호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어“이번 문제는 예술단체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사후 정산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릇된 관행을 방치해온 행정의 책임도 크다”면서 “2016년 예산안 심사에서는 이 문제를 반드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예술단체 보조금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 5년간 도내 예술단체나 협회에 지원된 보조금은 총 150억원대에 달한다.

/신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