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교사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 요구에 전북도교육청을 포함한 대다수 교육청이 이를 정면 거부할 의사를 보임에 따라 양 측간 갈등이 예고된다.

현재 전북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반대서명운동 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전북도교육청에 보낸 ‘전교조 교사 시국선언 참가자 징계처분 등 요구’ 공문에서 ‘10월 29일 전교조에서 주도한 교사 시국선언과 관련해 시국선언은 위법행위이므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교육청에서는 참여 교원에 대한 징계 의결 요구를 12월 11일까지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교육부가 지목한 징계 대상자는 서명에 참여한 2만1722명으로 전북에서는 2,200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서명을 주도한 전교조 간부 24명을 '핵심 주동자'로 분류한 뒤, '적극 가담자'와 '일반 서명교원'으로 나눠 중징계, 경징계, 주의·경고 등의 처분을 내리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한 결과보고 마감시한은 내달 14일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이 같은 요구를 들어줄 의사가 없어 보인다.

김승환 교육감은 “전문직인 교사가 자신들이 가르치는 교재 발행체제에 대해 찬반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누가 말할 것이냐”면서 “국정화 지지 선언 참여 행위를 오히려 조장해온 교육부가 반대 교사만 징계하라고 한 것은 부도덕한 자의적인 권력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징계하라는 교육부의 공문 자체가 시민들이 뽑은 교육감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교육부가 교육감들을 고발하더라도 이 징계 요구만큼은 따를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징계를 할 땐 반대 교사뿐 아니라 찬성 의사를 표명한 교원들도 같이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논리다. 

김 교육감의 이 같은 입장에 동조하는 전국 시도교육감이 늘고 있다.

전체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0개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징계요구를 정면 거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교육청은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경남, 전남, 광주, 제주, 세종 교육청 등이며 충남과 충북, 부산 교육청은 징계 거부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교육부는 ‘국정화 찬성 현직교사 1000인 선언’에 참여한 교원들에 대해서는 징계하지 않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