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본격적인 금리상승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16일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10년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9월 연 2.81%에서 10월 2.85%로 0.04%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연 2% 중반까지 떨어졌던 시중은행 담보 대출금리가 최근 두 달여 만에 최대 1%포인트 가깝게 상승했다. 

가장 많이 상승한 은행은 SH수협은행으로 같은 기간 3.13%에서 3.21%로 0.08%포인트 뛰었다.

이어 전북은행은 2.83%에서 2.89%로 0.06%포인트, IBK기업은행은 3.03%에서 3.06%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KEB하나은행(구하나)은 3.00%에서 3.01%로 0.01%포인트 올랐다. 

국내 주요 17개 은행 중 5개 은행의 대출금리가 본격 인상된 것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설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시중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은 은행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줄어든 예대마진을 보전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해 1.50%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예금과 함께 은행의 대표적인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의 금리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금리도 낮아지는데 가산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금리가 오히려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은행에서 비교적 싼 이자로 돈을 빌려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게 됐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전북지역 가계대출(2010~2014년) 연평균 증가율은 11.1%로 전국 평균(5.6%)보다 두 배가량 높다.

가계대출 잔액은 2015년 8월 말 현재 32조6,000억원이다.

가계대출을 종류별로는 신용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의 18조원(55.1%)을 차지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은 14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이 신용대출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5년전 2010년 39.6%에서 44.9%로 상승하는 추세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담보대출이다.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게 뻔하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 빚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가계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총량관리도 함께 시행해야 한다”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