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진통을 겪었던 어린이집 보육대란이 내년에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편성이 교육감의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전북도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뺀 내년도 예산안을 전북도의회에 제출했다.  

1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도 전북교육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2016년 예산안의 총규모는 전년대비 745억원(2.8%)이 증가한 2조 7,062억원이다.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700여억 원이 증가한 규모지만 인건비 상승률 3.0%와 호봉 상승분 1.6%, 경직성 경비, 매년 지방채 부담 등이 가중되고 있어 실질적인 증가폭은 높지 않다.

전북교육청은 교육부에서 통지한 지방채 1,767억원 중 학교신설비 421억원과 교육환경개선비 911억원 등 총 1,332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부금 정산보전금 435억원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발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방채 규모는 2014년 이전 1,805억원과 2015년 발행예정인 2,420억 원, 내년도 발행예정액 1,332억원을 포함해 총 5,557억원이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누리과정 예산 1,524억원 가운데 유치원 누리과정 691억원만 반영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예산 833억원은 편성하지 않았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에 대해 법률상 예산을 부담할 수 없을뿐더러 재정상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보육은 정부의 책임이고 정부 몫'이라며 누리 과정 시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예산 편성을 거부하다가 막바지에 조건부로 수용하는 등 진통을 겪은바 있다.

향후 도교육청은 정부에 대해 어린이집 누리 과정 예산 책임을 촉구하고 다른 시·도 교육청의 상황과 연계해 풀어나갈 계획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14개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편성은 교육감 의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해당 시도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

교육부는 11일 “누리과정은 2012년부터 지방교육재정에서 부담해오던 사업”이라며 “재원이 부족해 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누리과정은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이 협의해 정하는 공통의 교육·보육과정”이라며 “누리과정을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교육재정으로 부담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