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총장 후보를 1·2순위와 상관없이 무순위로 추천하는 방안을 시행키로 하면서 교육부와 국립대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6일 '국립대학 총장임용후보자 무순위 추천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립대가 순위를 정하지 않고 2명 이상의 총장임용 후보자를 추천하면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자문을 거쳐 1명의 임용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임용제청하고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립대 총장을 최종 임명하게 된다. 

현행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 임용령에 따르면 ‘국립대는 2명 이상의 총장임용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한다’고 명시돼 있을 뿐 후보자 순위와 관련된 별도 규정은 없다. 

그동안 국립대는 관행적으로 1·2순위를 정해 교육부 장관에 추천해왔고, 교육부도 1순위 후보자가 부적격으로 판단됐을 경우 1·2순위 후보자 모두를 임명제청하지 않았다. 

실제 공주대와 경북대, 한국방송통신대 등은 1순위 총장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의 임용제청 거부로 인해 총장 공백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또 최근 교육부는 순천대 간선제 선거 결과, 1순위 후보자인 정순관 교수 대신 2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해 순천대 교수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 교수는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6일부터 총장후보자 선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는 충남대도 무순위 추천 방식으로 총장임용후보자를 내달 21일까지 추천해야해 총장선출방식과 총추위 참여 비율을 놓고 구성원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임용 제청도 안심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결국 정권 입맛에 맞는 총장을 세우기 위함이 아니냐며 국립대 교수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립대 교수회 관계자는 “교육부는 대학의 선택과 자율을 존중해 1순위 후보자가 범법 사실이 없다면 관행적으로 임용해왔다”며 “하지만 이런 식으로 무순위로 추천을 진행할 경우 결국 자율로 선택한 대학의 의사보다는 정권에 맞는 사람이 총장으로 선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