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미국 등 세계 147개국이 제시한 2020년 이후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가 지구 온난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감축량에는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은 지난달 30일 이러한 내용의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분석대상은 올해 10월1일까지 제출된 119개의 INDC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6%를 차지하는 147개 당사국으로 EU 및 28개 회원국은 공동제출 방식을 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47개 국가의 INDC가 모두 이행되도 2030년 글로벌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748.2기가톤(GtCO₂)으로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에서 제시한 탄소 예산의 75%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각국이 INDC를 잘 이행하더라도 2030년이면 탄소예산의 4분의 3을 써버리게 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 해 IPCC는 지구의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며 탄소예산으로 1000GtCO₂을 제시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평균 기온 상승치 분석은 위임사항에 벗어난다며 보고서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신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INDC를 이행하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2.7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미이행시 지구 평균 기온은 4~5도 오를 전망이다.

다만 2010~2030년 배출증가율은 1990~2010년에 비해 33% 가량 둔화될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배출량은 1990년 대비 2025년에는 8%, 2030년에는 9% 감소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IPCC의 2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 이후 현행 INDC 수준을 능가하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후대응 강화를 위한 각국의 재정지원과 기술이전, 역량강화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