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한국노총 새 위원장에 과거 두 차례 위원장을 지낸 이용득씨가 선출되면서 한국노총이 3년 넘게 지속되어 온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끊고, 민주노총과 손을 잡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용득 신임 위원장은 한나라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민주노총과 손잡을 가능성을 언급해 향후 노동운동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한국노총은 2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KBS88체육관에서 제 23대 임원선거를 열어 이용득 전 위원장을 새 위원장으로, 한광호 화학노련 위원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이 신임 위원장은 지난해 한나라당 주도로 개정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 및 복수노조가 포함된 노조법의 전면 재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지난 3년간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이 유지해 온 정책연대를 즉각 파기하겠다는 뜻으로 한나라당과의 결별 선언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은 17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12월10일부터 정책연대를 시작한 이래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책협의회를 갖고 공조해왔다.

하지만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그 동안 정책연대를 위한 합의 당시 한나라당에서 수용하기로 했던 사항들이 수용되지 않고 노조법 개정 등에서 한나라당에 이용만 당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연대가 깨질 경우 한국노총이 현 정권하에서 누려왔던 사회적 영향력이 사라지고 다시 거리로 나가야 하는 상황을 조합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실제 연대 파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이 위원장은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신임 위원장은 당선 직후 "곧 열릴 취임식과 동시에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파기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민주노총과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민주노총을 찾아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며 "공조할 것은 공조하고 차별화할 것은 차별화하겠지만 노동계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기 때문에 서로 연대할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등을 돌리는 일이 많았던 양대 노총이 손을 잡게 되면 노동운동의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전통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온건한 노선을 지향해 왔던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 연대한다면 보다 강경한 전략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역시 양대 노총의 노조법 개정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진흙탕 싸움도 예상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새 위원장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고 노조법 전면 재개정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