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먹을거리가 농업에서 새만금을 넘어 탄소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중FTA타결과 쌀 관세화를 통한 전면개방과 완전한 시장 개방을 목적으로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참여 등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의 가속화, 농업 생산비 상승, 농업 인력부족, 농촌의 고령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도농 간 소득 격차, 농지면적의 감소 등 우리 농업 기반이 갈수록 허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적 전망에서 볼 때도 농업문제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농업 문제는 전북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주제이면서 동시에 가장 절실한 주제다. 

▲위기의 농업!...기회의 농업!

지난 1995년 WTO체제 출범과 각종 FTA 타결로 가속화되고 있는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그간 농업정책은 규모화, 전업농 육성을 통한 수입농산물에 대한 경쟁력확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농업 정책은 규모화, 전업농 육성에 일정한 성과를 가져오긴 했으나 우리농업이 단작화되고 대형농기계에 의존 하는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며 당초 경쟁력확보라는 정책목표는 사라지고 농업 농촌 농민의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식량자급률의 급속한 하락과 무분별한 수입개방 농축산물로 인한 먹을거리 안전성 위협은 농업 문제가 단순히 농민들의 생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적 문제임을 인식해가고 있다.

이는 그간 우리 농업이 화석 원료에 의존하는 농법을 추진한 결과 자연과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고비용?투입 농업으로 전락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절실히 필요한 부문이다.

농업 문제야말로 전북의 오랜 삶의 터전이며 체질을 바꿀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지만 이는 중앙 정부 정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힘이 부칠 수 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민선6기 전북도 농정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삼락농정이 그것이다.

농업 경쟁력 제고 중심의 기존 농업정책에서 행복한 ‘농민’이 중심이 된 안정된 ‘농업’, 활력 있는 ‘농촌’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삼락농정

 

삼락농정의 핵심은 보람 찾는 농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농촌 인력의 고령화는 숱하게 지적돼온 시급현안이다.

도는 노동력 경영비 절감을 위해 도시 구직자와 농촌 일자리 연계를 위한 ‘농산업 인력지원센터’를 시범운영 중이다. 

이어 농촌지역 의료와 복지 등 삶의 질을 확충하기 위해 임산부 이송지원, 24시간 분만 산부인과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어 농림축수산물의 안정적 생산 기반 유지와 제 값 받는 유통체계를 구축해 사람 찾는 농촌을 건설하자는 것이 삼락농정의 요체다.

도의 삼락농정에 새만금이 개발되고 있다.

▲ 새만금, 내부개발 가속화...

개발면적의 55%가 노출된 새만금은 SOC 인프라 기반시설 구축 등 내부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선 ‘새만금 특별법‘ 개정, 통과로 개발동력이 확보돼 토지용도변경과 사업시행자 지정요건 완화, 외투기업 협력기업 지원 등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총리실 산하 조직 설치와 규제완화, 인센티브 부여 등 제도개선을 통한 새만금 내부개발 토대가 구축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요 인프라 상황을 보면 도로 및 항만의 경우 ▲동서 2축 기공식과 남북 2축 조기발주, ▲ 고군산군도 연결도로 2공구 올해 완공 및 개통(1·3공구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항의 경우 새만금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그동안 걸림돌이었던 미공군과 협의가 완료됨에 따라 새만금공항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정하는 운영상의 요구조건에 따라 독립평행 진입도 가능해 군산공항 확장건설안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새만금의 명품화에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새만금 국제공항이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와 기업유치, 한중 경협단지 조성 등을 위한 공항?철도의 국가계획 반영이 추진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군산공항 확장건설안이 충분히 검토된 만큼 정치권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가정책인 제5차공항개발 중장기 개발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만금, 글로벌 전초기지... 

지난 6월 정부는 한?중 FTA 산업단지 추진지역으로 새만금을 단독 선정했다.

이에 산업용지 1·2공구(4.5㎢)를 선도사업 지역으로 지정해 유망 중국기업 투자유치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앞선 지난해 9월 기재부는 새만금 한?중경협단지 대중국 진출 전초기지화 발표한데 이어  새만금 규제특례지역 조성을 발표했다.

한중FTA이후 외투 기업의 관심이 급증한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전북도는 한중 경협단지 조성을 위해 3~5㎢(90~150만평)의 면적을 선도 개발 한 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 도는 경협특구 확산 추진을 위해 한?중 경협을 선도 사업으로 추진하고 그 성과를 확대시키기 위해 경제협력 대상 국가를 한-일과 한-미, 한-EU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새만금의 세계화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탄소산업이 걸음마를 띠고 경주자세에 들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 과제 선정

전북도는 탄소소재를 특화해 그 육성정책을 국내·외에 선포하고 원천기술개발, 전문인력양성, 기업유치 등 명실상부한 세계 속의 탄소산업 글로벌 중심지역을 구축해 가고 있다.

지난 4월 29일 미래부 주관 민군기술협력특별위원회는 전북도가 제안한 ‘초고강도 탄소섬유개발’을 산업부, 국방부, 국토부 등 부처 간 협력사업 개발과제로 선정 되었다고 밝혔다.

초고강도 탄소섬유(T-1000급)는 미래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한 핵심부품소재로 우주선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의 연소관 두께 및 무게를 줄이기 위해 쓰이는 초고강도?고탄성 극한 소재다.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개발 성공했지만 기술유출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수출불가 품목(E/L)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도는 이미 개발 성공한 탄소섬유 T-300 ~ T-700급의 기계적 특성을 뛰어 넘는 인장강도 6.4GPa, 탄성계수 295GPa 이상의 초고강도 소재개발(1㎬ = 1㎠당 10,000㎏을 지탱할 수 있는 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 우주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산업 육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선진국보다 40여년 늦게 탄소산업에 진입한 전북이 세계 3번째 T-700급 탄소섬유를 개발한데 이어 T-1000급 까지 개발하게 되면 일본, 미국 등 탄소강국들과 기술력을 나란히 할 수 있는 탄소소재의 거점지역으로 우뚝 서게 될 전망이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를 기반으로 한 복합재 관련 시장규모는 2020년 국내 3,000억원, 국외 6조원 이상으로 예상 된다.

▲탄소산업육성 및 지원 조례 제정

도는 민선 6기부터 추진하는 탄소산업 4대전략기지 조성의 재정적 지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전라북도 탄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탄소산업 조례 제정을 통해서 도는 산학연 탄소산업 전문가로 15~20명의 탄소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탄소산업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탄소소재를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농?건설기계, 조선?해양 산업의 부품에 적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재원조달 및 연도별 투자계획을 수립해 도내 탄소기업 및 연구기관 등에 대한 R&D의 체계적인 행?재정적 기반을 공고히 하고, 탄소산업의 개화를 앞당기는 발판을 구축하게 됐다.

도 관계자는 “조례 제정을 통해서 도내에서 생산하는 탄소섬유  CNG용기, 발열벤치, 볼라드 등 탄소제품의 판로확대를 위한 재정적인 지원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탄소산업을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선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