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을 전제로 한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임금피크제 내용의 합리성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8일 오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임금피크제 도입,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대상인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권 교수는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노사가 애초 예상할 수 없었던 정년 60세 의무화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계약의 사후적 수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를 '계약 내용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금피크제 도입 우수 사례로 LS전선과 SK하이닉스가 소개됐다.

LS전선은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2~3년 이내에 정년연장을 앞둔 직원들이 임금피크제에 대한 요구가 있었으나 젊은 직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의견 표출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인사팀에서 이런 대상자들을 직접 찾아가 의견을 청취하고, 경영층과 근로자들을 설득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정년연장 효과를 미리 검토하고 2014년 임단협 시점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노사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올해부터 조기 시행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만 58세가 되는 해부터 전년도 임금의 10%를 감액 적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에 지원금 지원 기간을 2018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연장하고, 피크시점 대비 10% 이상 감액된 임금에 대해 1인당 연간 1080만원 한도로 지원하는 지원금 개편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2016년 정년연장 시행까지 2개월 정도 남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이 노조의 반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가 조속히 합의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