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즐겨듣게 된 머라이어 캐리의 Hero(영웅)이란 가사 첫 줄은 There's hero if you look inside your heart.(당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거기엔 영웅이 있어요.)로 시작한다.

지금같이 기댈 곳 없어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딱 필요한 말이다. 방향과 지침을 알려주는 것조차 찾기 힘들어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가사처럼 간단하고 결정적인 말이 또 있을까? 

내가아닌 누군가가 늘 이끌어 주고 도와주고 버팀목이 되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안내자나 버팀목이 없이 온전히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운 곳에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안내자가 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이다. 내면의 안내를 안 듣고 버틸수는 있어도 그 안내자의 안내를 못 받을 수는 없다. 내면의 안내라는 것이 그렇다.

고양이는 밤에 사냥을 한다. 낮에 빛이 있어야 볼 수 있는 우리의 눈으로는 밤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아무런 노력 없이도 밤에 사냥을 한다. 내면의 안내자는 이런 것과 같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지만 나의 내면의 안내자는 나를 보게 한다. 나는 그저 보이는 것을 보는 것뿐이다. 내면의 안내자란 각자의 내면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작용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것과 똑같지는 않다. 나름의 안내자가 있으니 내 것과 남의 것을 비교할 필요도 없으며, 내가 보이는 것을 남의 눈으로 판단할 필요도 없다. 그저 보이는 것에 대한 신뢰를 가지기만 하면 된다.

내면을 만나는 것은 예수님이 ‘깨어 있어라’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다. 마음의 흐름을 잘 보는 일이다.

 눈을 뜨고 지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흘리지 않고 보는 일이다. 바쁜 일상에 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흘리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내 마음의 억지를 버리면 흘렸다가도 다시 돌아가고 멀어졌다가도 다시 구심력의 힘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멀어지거나 흔들리는 것에 마음이 심란해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면이 지키는 곳으로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많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묻고, 다른 사람의 판단을 기준 삼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신뢰를 하고 있지 않아서 인지 모른다. 자주 운전하고 가는 길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실수 없이 그 길을 갈 수 있고, 또한 한번 배운 자전거 타는 법을 잊는 일이란 없다. 몸에 익숙해진 일은 아무런 노력이 없어도 잘 해낼 수 있다. 내면의 안내자를 만나는 일도 똑같다.

 항상 내 머리로 모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머리를 통하지 않고 더 정확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몸이 익숙해질 때까지 해보면 된다. 

그런 내면의 안내자를 만나는 일은 조금 훈련이 필요하다. 학교교육이나 사회의 편견에 길들여지지 않았을 때는 쉽게 만날 수 있지만, 문화나 편견이나 학교교육의 틀을 통과하면서 내면을 듣기 위해서는 조금 세심한 훈련을 받으면 된다. 

그저 통하는 것에 따르면 된다. 억지를 쓰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 만나는 일도, 배우는 일도, 책을 읽는 일도 모두 이끌리듯 통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에 진실된 마음을 쓰다보면 나를 이끌 책이나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런 사람이나 책을 통해 더 큰 내면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이끌림이 나를 안내하는 등대와 같은 것이다. 이끌림이란 내면이 나를 향해 외치는 소리와 같다. 그저 듣고 따르면 된다. 

/서선희 전주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