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제70주년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법의 권위가 바로 설 때 국민 사이에 신뢰가 자리를 잡고 진정한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사회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경찰이 앞장서 달라는 당부다. 14만 경찰 대부분은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법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엊그제 경찰의 날 당일 경주에서는 경찰관이 희생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기찻길에 누워 소란을 피우던 10대 장애인을 구하려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희생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명예와 긍지를 짓밟는 일들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부산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경찰 지구대에 난입해 특수절도죄로 입건된 친구를 데리고 나가려는 난동을 부리는 일이 있었다. 철없는 청소년의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사안이 가볍지 않다. 술에 취한 시민이 경찰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일은 다반사고, 각종 집회와 시위 현장에선 화풀이 대상인 양 경찰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비정상이 난무한다. 무너진 공권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장들이다. 

경찰은 지난달 ‘생활속의 법치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해 강력히 시행하기로 했다. 집회나 시위 때 폴리스라인을 침범하면 현장에서 검거해 처벌하고, 정복 경찰관을 상대로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면 피의자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무너진 공권력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공권력은 대책을 세우고 큰소리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가 뒷받침돼야 비로소 권위가 살아나고 법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공권력을 새털처럼 가볍게 여기는 세태를 경찰도 깊이 반성하고 심기일전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경찰은 매년 하위권을 맴돈다. 경찰이 불법을 저지르면 공권력과 법치가 바로 서지 않는다. 국민과 국가를 위한 ‘민중의 지팡이’로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경사 박동식 / 임실경찰서 경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