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사립대학의 교육투자가 전국 최저 수준이다.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도내 사립대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1,122만8,000원으로 17개 시·도 중 12위를 차지했다. 

세종지역 사립대는 3,273만7,000원으로 전북의 3배가량 됐으며 울산 1,744만1,000원, 서울 사립대 1,564만4,000원, 제주 1,526만2,000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교육투자는 교육의 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북지역 사립대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대학 도서관도 빈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도내 사립대의 학생 1인당 자료 구입비는 7만4,000원에 불과했다. 

세종(65만5,000원)의 약 9배, 인천(15만4000원), 서울(14만7,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교수진의 학문적 역량도 전국 하위권이다. 

전임교원 1인당 SCI급·SCOPUS 국제학술지에 올린 논문은 0.11편으로 울산(0.6), 서울(0.52), 인천(0.46편)에 비해 초라하며 평균(0.23)보다 훨씬 낮다.

대출받아 학비를 조달하는 학생 수도 전국 상위권이다.

학자금대출 이용학생 비율을 보면 전북은 13.67%로 경기(17.00%)와 강원(14.62%), 충남(14.62%), 충북(14.02%)에 이은 전국 5번째다.

대학 자체 수익과 산학협력단 지원금의 학생 교육비 기여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설립 및 운영규정’에 의하면 사립대 법인은 일정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고 매년 총액의 3.5% 이상을 벌어 투자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북지역 사립대 9곳 중 이 규정을 지킨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예원예술대학교 ‘수익용기본재산 부담률’은 3.4%로 규정에 약간 못 미쳤다.

우석대와 서남대, 원광디지털 대학교의 경우는 0.0%였다. 

이러니 지역 사립대 학생의 교육만족도가 높을 리 만무하다. 

지역 사립대 학생의 중도탈락비율이 5.65%로 서울 2.62%의 두 배 가량이나 되는 게 단적인 예다. 

제주(13.20%)와 전남(8.39%), 강원(5.98%)에 이은 전국 4번째다.

투자 빈곤-교육의 질 저하-교육만족도·취업률 저하-투자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지역 사립대가 이 같은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A대학 입학 관계자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증가하면 취업률도 높아진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립대학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