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혁명에 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이 확산되면서 한글 신조어도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한글날 569돌을 앞두고 한 때 유행처럼 번졌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잊혀지는 한글 신조어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신조어가 세대간 소통 단절과 문법파괴 등 부작용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반면 창의적 언어생활로 한글의 영역을 확대하는 긍정적 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상존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말 공개한 2014년 신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7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방송 뉴스와 신문 등 대중매체를 바탕으로 조사한 신어 335개로 이중 246개의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다. 

‘버카충(버스카드충전)’이나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와 같은 말들은 이미 유행이 한참 지난 말로 구닥다리 신조어가 돼버린지 오래다.

최근엔 SNS 등을 통해 처음 듣는 사람은 그 의미를 알아차리기 힘든 기상천외한 신조어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는‘낄까빠빠’라는 말도 있다.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 자막을 통해 유행한 이 말은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말을 줄여 쓴 것이다.

‘장미단추’라는 말도 인기를 끌었다. ‘장거리 미녀 단거리 추녀’를 줄인 말로, 장거리에서 봤을 때는 미녀인데 단거리에서 보면 추녀라는 의미를 축약해 표현하고 있다. 

‘심쿵’이라는 말은 ‘심장에 쿵소리가 날 정도로 가슴이 설렌다’는 의미를 담아 청소년들 사이에 많이 쓰인다. 

이와 함께 청소년은 물론 젊은 남녀 사이에 크게 유행한‘썸을 탄다’는 말은 영어 ‘썸씽(Something)’을 끌어 들여 청춘 남녀들의 연애감정을 표현했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 등도 흔히 사용된다.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으로 쓰이는 ‘낫닝겐’처럼 영어(NOT)와 일본어(닝겐)이 합쳐진 말도 있다. 

이처럼 신조어가 한때 유행처럼 번지는 원인으로 SNS와 카카오톡 등 깊은 생각 없이 소비되는 일회성 소통이 증가하면서 남들과는 달리 눈에 띄기 위해 신조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조어를 바라보는 세대간 시각차도 엇갈린다.

청년층은 비교적 신조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반면, 장년층은 보도 듣도 못한 신조어에 거부감을 드러낸다.

신조어의 범람에 대해 국어학자들의 의견도 찬반 양론으로 나뉘고 있다.

일부 국어학자들은“기존 문법질서를 파괴해 언어의 틀을 붕괴시키는 부작용도 크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대중이 말을 만드는 주체가 되면서 창의력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동시대 사람들도 의미를 공유하기 어려운 신조어를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들을 경우, 어떤 표정을 지을지 자뭇 궁금하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