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중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하는가. 

만약 당신에게 달고 맛있는 캔디 5개, 쓰고 맛없는 캔디 5개 등 모두 10개의 캔디가 있다면 당신은 어느 맛의 사탕부터 먹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필자가 어렸을 때 어른들은 “쓴맛의 캔디는 노력과 고생이라 했고, 단맛의 캔디는 태만이 가득한 재미”라며 “인생에서 단맛의 캔디를 먼저 먹으면 나이 들어 쓴맛의 캔디만 먹는 것처럼 고생하게 된다”고 했다. 즉, 사서 고생은 젊어서도 하는 것이니 젊은 시절 노력과 고생을 아끼지 말아 나이 들었을 때 여생을 편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결론의, 말하자면 어른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 가운데 하나였다. 

이와 곁들여 듣던 이야기가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로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개미처럼 부지런히 노력하며 살라는 역시 좋은 내용의 우화였다. 

이쯤에서 궁금하지 않은가. 쓴맛의 캔디를 먼저 먹어가며 개미처럼 열심히 노력하던 사람들은 전부 다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됐을까. 비단 경제적인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신적으로도 그에 걸맞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그렇다면 당신은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면서 살아 온 사람인가, 아니면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면서 살아 온 사람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데 왜 우리의 삶은 점점 더 쪼그라들고 피곤해지기만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 과정과 결과가 참 아이러니하다.

배우고 들었던 대로 필자역시 딸과 아들에게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잔소리처럼 말하고, 가르치는 연기자들과 연기자 지망생들에게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가르치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것만이 옳은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해야 할 일들은 공통적으로 중요하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재미가 없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들은 세상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재미있고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았던 부모세대와 선배세대들은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느냐고, 다들 하고 싶은 일들을 나중으로 미루며 해야 할 일들을 먼저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친구들을 만나면 그 친구의 경제적인 성공 유무를 떠나 무척이나 부러워하며 씁쓸한 한숨을 내쉰다. 

공부만 잘 하면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면 성공과 멀어지고 베짱이처럼 불행해질까.

필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때로는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는 것이 해야 할 일들의 원동력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더 오랫동안 잘 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공부도 할 수 있다. 목적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야 할 일을 지속하는 것은 재미있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결과가 좋지 못하다.

만약 당신이 해야 할 일들로 인해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잠깐 벗어나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의 긍정의 에너지가 결국은 해야 할 일의 고통까지도 이겨내는 견인차 역할을 해 이전보다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안혁모 C.A.S.T. by iHQ 연기 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