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국립대학교의 명예박사 학위 ‘남발’이 도마에 올랐다.

수여자의 경우 주로 정치인들이 많아 실질적 공적보다는 해당 대학 이해와 관련돼 있다는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전국 26개 국립대학으로부터 설립이후 현재까지 명예박사 수여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치인에게 명예박사학위를 가장 많이 수여한 국립대는 전북대와 목포대로 모두 11명이었고, 공주대가 그 다음으로 많은 10명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명예박사 학위는 각 대학에서 인류문화 및 학술 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했거나, 국가나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 자에게 수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예박사 학위 수여는 이와 같은 취지를 벗어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정치인에게 수여되는 횟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집계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사립대학까지 포함할 경우 명예박사 학위 수여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예박사를 수여받은 정치인들은 대부분 해당 대학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출신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이었다. 

우선 전북대와 군산대의 경우 명예박사 학위 수여 인원은 총 86명이다.

이 중 현재까지 60명의 인사에게 학위를 수여한 전북대는 정치인?관료 출신 인사가 11명으로 18.3%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0년 이후 정치인에게 학위를 수여한 숫자는 63.6%인 7명으로 집계됐다.

군산대는 총인원 26명 중 정치인?관료출신은 6명으로 이 중 2000년 이후 수여자는 66.6%인 4명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이들 2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정치인은 총 2명으로 강현욱?김완주 전 지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 전 지사는 지난 1997년 전북대에서 경제학을, 2008년에는 군산대학교에서 철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전 지사는 2007년 전북대에서 경제학을, 2009년 군산대에서 행정학 학위를 수여했다.

이 외에 전북대는 2007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2009년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최고위원에게 수의학 학위를 건넸다.   

명예박사학위 수여 대상자는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판단?심사하여 수여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라고 해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지 못 할 이유는 없다. 

또한 정치인들 중에도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공적을 세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립대학들이 정치인들에게 수여한 명예박사학위 현황을 보면 상당수가 해당 대학교의 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명예박사학위가 실질적 공적보다 대학의 이해와 관련돼 있다는 오해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국회의원등 정치인들도 국가발전과 학문발전에 훌륭한 공적을 쌓았을 경우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립대가 지역발전에 기여했다는 이름으로 해당 지역의 정치인들에게 명예박사를 너무 많이 수여할 경우 명예박사학위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 지는 것은 물론 사회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