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부담 주체를 둘러싸고 정부와 교육청간의 예산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전북을 포함 전국 시도교육청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0~2세 유아보육까지 떠넘기는 유보통합을 추진한다'는 상반된 태도를 보여 양측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30일 도교육청 기자실을 찾아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거부가 아니라 불가다"며 "거부의 경우에는 수용으로 바뀔 수도 있으나 불가는 바뀔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해도 정부는 형사 법률적으로 대응할 제재가 없다"며 "교육부는 성숙기간을 거치지 않고 문제를 너무 쉽게 다뤘다"고 질타했다. 

또한 "정부가 정책을 펴도 꼭 나쁜 정책을 편다"며 "정부는 왜 책임을 떠넘겨 모두를 구걸하게 만드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유보통합과 관련해 김 교육감은 "통합을 하려면 조직과 기능, 재정 순으로 통합을 해야하는데 정부는 거꾸로 재정을 먼저 통합하고 있다"며 "유보통합은 최소 2개의 정부, 즉 10년을 거쳐 천천히 진행해야할 일이다. 서두르면 실패한다"고 못박았다.

더불어 김 교육감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6월 전북교육청을 찾아 누리과정 편성을 공동선언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표와 한 약속은 유효하다"며 "제1야당의 대표이자 법리화의 약속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약속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에 문재인 대표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치가 뿐만아니라 법률가의 신뢰에 금이 갈것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승환 교육감을 비롯,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는 오는 5일 오후 2시 울산 롯데호텔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누리과정 예산 등 지방교육재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