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상의 금품·향응 등을 받으면 무조건 파면·해임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25일 입법예고하고 각계 의견 등을 수렴해 11월 중 시행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100만 원 이상의 금품·향응 등을 받으면 무조건 공직에서 파면·해임된다.

 파면·해임은 공무원 징계 6단계(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중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파면처분을 받으면 향후 5년간 공무원 임용이 제한되고 공무원연금과 퇴직수당의 50%를 삭감한다. 금품관련 비위로 해임처분을 받으면 향후 3년간 공무담임권이 박탈되고 공무원연금과 퇴직수당의 25%를 삭감한다.

 100만원 미만의 금품·향응을 받았더라도 직무관련자에게 먼저 요구했거나 협박 등으로 갈취한 경우 등에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를 받는다.

 

 직무와 무관하고 대가성이 없는 의례적 수수의 경우라도 금품·향응을 제공한 사람이 직무관련자고 그 액수가 100만원 이상이면 파면·해임을 포함해 강등 이상의 징계가 내려진다.

 예를 들어 지난해 중앙부처에 근무하던 C사무관은 감독·감사업무를 담당하면서 직무관련자로부터 유흥주점에서 6회에 걸쳐 212만4000원의 향응을 수수해 정직 3월과 징계부가금 2배의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 개정안 공포·시행 이후에는 최소 강등에서 파면까지 처벌 받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지금까지 공무원의 금품비위는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인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직자행동강령 운영지침(예규)'을 참고해 징계를 내렸기 때문에 기관별 기준과 적용이 제각각이었다"며 "이번 법령 개정은 정부가 뇌물수수 금액별로 구체적 징계기준을 정해 최초로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는 "징계양정 기준이 명확해지고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각 부처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솜방망이 처벌이 근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만석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공무원의 비리를 엄단해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며 "공무원의 직무관련 부패행위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일벌백계해 공직 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의 귀감이 되는 공무원상을 세우기 위해 '대한민국 공무원 명예의 전당' 건립을 추진한다. 역사속의 숨은 영웅 공무원을 발굴해 재조명하는 '대한민국을 빛낸 공무원 50인'도 선정키로 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