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는 미곡처리장(RPC)에 대한 농업용 전기요금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곡성) 의원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농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건조·저장시설은 농사용 전기료를 적용받고 있는 반면, 껍질을 까는 도정시설은 산업용 전기 요금이 적용 되는 등 요금 체계가 형평성을 잃은 채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굴껍질을 까는 굴껍질 처리장은 농업용 전기료를 적용 받고 있지만 벼(쌀) 껍질을 까는 미곡처리장 도정 시설은 산업용 전기 요금을 적용받고 있다"며 사례를 들었다. 

농촌지역에서 농산물의 가공 등을 위해 사용 중인 전기의 이 같은 형평성 잃은 요금 체계는 이뿐 만이 아니다.

농산물 수급 조절을 통해 가격안정과 농가 소득에 기여하고 있는 저온저장 시설의 경우도 고추는 농업용 요금을 적용받지만 고춧가루는 안 된다. 또 있다. 배추는 농업용 요금을 적용 받지만 배추김치는 안 된다.

이 같은 이중적인 전기요금 체계는 농산물의 원형을 가공하는 시설을 제조업으로 보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곡처리장은 지난 2011년 11월 RPC 도정시설의 농업용 전기료 적용에 여·야가 합의했지만 2012년 1월 쌀은 자유무역협정(FTA) 미 개방 품목이라는 이유로 보완대책에서 제외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쌀 수입 관세화로 인해 농촌지역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감안해 RPC 도정시설에 대해서도 농업용 전기 요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김동완 의원도 "RPC는 쌀 생산시설이다"면서 " 쌀은 국민 식량수급이라는 공익적 특성이 강하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 산업은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는 만큼 도정시설에 대한 농업용 전기료 적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정부와 협의해 정책적 배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