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국감]회계법인 '적정' 의견 남발…"관리·제재 수위 높여야" 

-지난해 회계법인 제출 감사의견 1건 외 모두 '적정' 

-대우조선해양 회계감리 적정·합리성 의문 제시

-"회계법인 온정주의 개선·처벌 수위 높여야"

회계법인들이 '적정' 의견을 남발하고 있어 관리와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실한 회계를 하는 기업과 공조한 회계법인에 대한 처벌의 수위를 높여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병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손실 발생과 관련해 회계법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회계법인들의 무조건 '적정' 의견에 대한 점검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삼정·삼일·안진·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이 지난해 제출한 유가증권 시장 감사의견 527건 가운데 526건이 '적정' 의견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 의견은 1건, '의견거절'이나 '부정적'이라고 제출된 감사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박 의원은 회계법인의 온정적인 의견 제출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지적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이 5000억원, 현대중공업이 3조2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발표한 가운데서도 홀로 471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조선 3사는 회계 방식이 같고, 해양플랜트라는 동종 업계에서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각각 3조2000억원, 2조6000억원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안진회계법인이 '부적정'이나 '의견거절' 없이 항상 '적정' 의견만을 제시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작년 경쟁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만 흑자가 나왔다면 정확한지 합리적인지를 의심해 봤어야 정상"이라면서 "회계 법인이 회사의 경영 진단을 제대로 했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3년간 감사 의견이 적정이었던 기업 중 7곳이나 파산했다"면서 "이번 대우조선해양 때처럼 회계 감리와 함께 기업을 돕는 컨설팅도 하는 행태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태를 계기로 회계법인의 역할과 온정적인 의견을 제출하는 풍토를 개선하고 처벌 강도도 한층 높여야 한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회계법인에 대한 조치 36건 가운데 등록 취소와 1년 이내 업무 정지 등 중징계는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기업과 회계법인 사이의 암묵적 공조가 있다면 이러한 업계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처벌 강화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특히 회계감리와 컨설팅을 겸임은 특별결의로라도 막아야 할 것"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