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이 ‘도로 위의 흉기’로 불리는 보복운전에 철퇴를 내리겠다는 각오와는 달리 심야 보복운전 폭행사건 처리를 14일이 넘도록 지연해 의혹이 일고 있다. 

직장인 A(39)씨는 최근 보복운전 피해에 차량파손, 폭행피해까지 두 번 다시 기억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을 당했다.

A씨의 끔찍한 보복운전 피해는 지난 2일 새벽 1시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새벽 전주역 앞 백제대로에서 전북대 방면으로 주행하던 A씨는 전방 1차선에서 4차선까지 사행운전을 하는 B씨의 SM5 차량을 주의해 방어운전에 바짝 주의를 기울였다. 

전북대병원 앞 백제대로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려 SM5 차량 뒤에 선 A씨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 SM5 차량에 경적을 올려 신호변경을 알렸고 이때부터 악목이 시작됐다. 

전주덕진소방서 앞에 이르러서 B씨의 차량이 돌연 A씨의 차량을 위협하듯 바짝 붙어서 주행한 것이다. 순간 B씨의 위협에 위험을 직감한 A씨가 핸들을 돌려 가까스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후 전북은행 본점 앞을 지나 종합경기장 사거리에서 다시 신호에 걸려 정차한 A씨의 차량 앞에 선 SM5 차량 운전자 B씨가 불쑥 다가와 사이드미러를 발로 걷어차 부수고 차창문 안으로 손을 뻗어 안경을 배앗아 던지고 와이셔츠를 잡아 뜯고 일방적인 폭행을 가했다. 

불시에 폭행을 당한 A씨가 넋을 놓고 있는 사이 B씨는 SM5 차량으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다시 이번엔 A씨의 차량 본네트 위에 뛰어올라 차 앞 유리를 발로 밟아 부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렇게 B씨의 일방적인 보복운전 폭행이 끝난 후 주변 목격자들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덕진진구대 경찰들과 동행한 A씨는 1차 피해조사를 받았고, 목격자의 차량에서 블랙박스를 제공받아 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목격자 진술과 목격자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까지 제출받은 덕진경찰서는 사건 발생 14일이 넘도록 사건 해결에 미온적인 태로로 일관, 피해자와 목격자의 불안만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보복운전 폭행 사건 발생 당일 목격자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가해 차량의 차종과 차번호까지 확인했음에도 피해자 질문에는 이주일 넘도록 담당형사만 5차례 바뀌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사건 해결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밤 중 악몽같은 보복운전 피해를 당한 A씨는 “시내 대로에서 보복운전 차량파손, 폭행피해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경찰이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이 사건 해결을 지연시키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며 “경찰이 말로만 보복운전 척결을 내세울 뿐 실상은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덕진경찰서 관계자는 “보복운전 신고가 접수됐더라도 수사 진행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사건 해결에는 시일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