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다음 주 중 노사정 협의와 별도로 노동개혁 법안 입법을 자체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정 대타협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인 셈인데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동개혁 법안 입법을 자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노사정이 정부가 제시한 시한에 맞춰 대타협을 이루지 못한 것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다음 주 초부터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통해 노동개혁 입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는 일반해고 도입과 취업규칙 변경 완화와 관련해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공정한 해고를 위한 기준, 절차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국회 논의 등을 통해 법안에 합의 내용과 취지가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5대 입법과제는 ▲근로기준법(근로시간 단축) ▲파견법(파견업무 확대) ▲기간제법(비정규직 근로자 사용기한 연장 ▲고용보험법(실업급여 강화) ▲산재보험법(출퇴근 재해 산재 인정) 등이다.

 이 가운데 기간제법을 제외한 4개 부문은 연초 대타협 논의과정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뤄 입법 준비를 마쳤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4일 당정협의를 시작으로 노동개혁 입법을 추진한다. 새누리당은 16일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5대 입법과제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노동계 반발 등을 예상하면서도 자체 입법 추진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정년 60세 연장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전에 노동시장 유연화해야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용부도 입장문을 통해 "최근 계속되는 경기부진으로 고용창출 여력이 줄어들고, 기업의 수출 및 경영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동개혁을 추진 중이다"고 호소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년 연장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나면 청년 고용 절벽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러한 고용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