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관련, "중국의 경기 불안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 등 다른 리스크와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의) 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이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느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다른 신흥국으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생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해서 그에 따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금리인상만으로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 금리인상이 이전부터 예고됐기 때문에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이고, 금리인상 속도 또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기초경제 여건과 대외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보다는 충격이 제한적이고 차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3개월간 10조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감소했는데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와 비교해볼 때 우려할 상황이 아니고, 지난 2013년보다는 외국인 투자자금 감소 규모나 속도, 강도 면에서 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우려를 잠재웠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수출은 부진하지만 소비와 투자 등 내수는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수출 부진이 우리경제 회복세 지속의 관건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초반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7월 수정경제 전망 경로와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조선업 등 기업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업종의 부실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생각한다"며 "기업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져 시스템적으로 전이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조금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