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그늘 속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명을 버리는 자살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9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정한 ‘자살 예방의 날’이다. 지난 2003년 첫 제정된 이래 올해로 12년째를 맞는다.

특히 한국은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10년 동안 자살이 급격히 늘어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자살 사망률이 높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0년 연속(2003~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실제 지난 2013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1만4427명으로, 하루에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3년 10만명당 고의적 자해 사망자(자살) 비율은 20년 전인 1993년 8.3명에서 3.5배 늘어난 28.5명으로 나타났다.

2003년 이후 한국의 10만명당 자살률은 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최고다. 자살은 10~30대 사망원인 1위이고, 40~50대 사망원인 2위다.

한국의 10만명당 자살률은 1994년까지 10명을 밑돌았으나 1997년 IMF외환위기(18.4명), 2003년 카드대란(22.6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31명)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자살예방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전주시도 국내 4대 종교와 함께 자살예방을 캠페인을 통해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전주시보건소(소장 김경숙)와 전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센터장 정상근)는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기념해 9일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무대에서 ‘4대 종교와 함께하는 생명사랑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는 시민들에게 정신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보 및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자살예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살예방 홍보 체험·영상관, 우울증·자살·스트레스 상담관, 심뇌혈관질환 예방 자기혈관 숫자 알기 홍보관 등의 부스를 운영했다.

또한 4대 종교 지도자들을 생명사랑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청소년 생명사랑 포스터 공모전에 당선된 학생들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김경숙 전주시보건소장은 “이번 생명사랑 박람회를 통해 전주시민들이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해 자살예방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273-6995~6)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자살예방팀을 구성, 자살예방사업에 힘쓰고 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