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하는 차량만 골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 신고를 빌미로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25일 유흥가에서 음주 운전 차량과 고의 사고를 내고 합의금 및 보험금을 챙긴 혐의(공갈 사기)로 지모(4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지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 신모(30)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씨 등은 지난 2013년 9월 11일 새벽 5시께 완주군 봉동읍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을 보이는 개인택시를 뒤쫓아가 사고를 내고 “술 냄새가 난다.

 경찰에 신고하면 개인택시 면허까지도 취소된다”고 협박해 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지씨 일당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음주운전을 하는 차량이 법규를 위반하는 순간에 고의로 사고를 내고 음주운전 신고를 협박하는 수법으로 모두 53차례에 걸쳐 1억8000만원 상당의 합의금 및 보험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견인기사로 15년간 일한 지씨는 교통사고 처리 경험과 노하우를 범죄에 악용,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합의금도 지인, 가족 명의 등의 통장을 돌려가며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씨는 또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피해자에게 연락해 교통사고 합의금이 아닌 채무관계로 받은 돈이라고 진술해 달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사고 대부분이 심야시간대 음주운전자와 발생한 모순점을 포착해 집중 수사에 나선 경찰의 5개월에 거친 촘촘한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이영섭 전북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이들은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나면 벌금 부과는 물론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약점을 악용해 고의 사고를 낸 뒤 피해자가 현금조달이 어려울 경우 가족은 물론 직장동료까지 연락을 취하는 등 협박해 돈을 뜰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기에 따른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피해를 막고 갈수록 지능화되는 보험범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해 보험사기 피해 예방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