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이 밤을 새워가며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잠수함·공기부양정 등 수중전력 등을 새로이 전개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군 당국도 미군 자산의 한반도 전개시점을 검토 중이라며 전방위적으로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방부는 24일 미군의 전략자산 투입 여부에 대해 "현재 미군의 전략 자산 전개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현재 한반도 위기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북한이)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도발을 하면 정말 가혹하고 후회할 정도로 대응함으로서 북한이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당국이 미군 주요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적극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중에도 계속해서 강도를 높여가는 북한군의 무력 도발 위협에 강력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동시에 우리 측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대북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자신들이 보유한 잠수함 70%를 기지에서 이탈시키며 추가도발의 가능성을 높였다. 아울러 북한은 전방에 있는 포병 가운데서 당장 즉각 사격을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자원도 2배가량 늘리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였었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협상에서 자신들이 유리한 입장을 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국방부가 이날 이런 북한을 향해 꺼내든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카드 역시 북한군의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군 전략자산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미군의 대표적 전략무기는 항공모함, 핵잠수함, 폭격기 등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한반도에 가장 먼저 전개될 전략무기는 B-52 전략폭격기일 가능성이 높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 전략폭격기는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릴 만큼 가공할 만한 화력을 자랑한다.

B-52는 AGM-86 ALCM, AGM-69 SRAM, AGM-129 ACM 등 공대지 핵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핵무기는 물론 10Mt(1Mt=TNT 100만t) 또는 24Mt급 수소폭탄 4발을 탑재할 수 있다. 적 지휘부의 벙커나 핵심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폭탄도 최대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B-52 전략폭격기는 지난 2013년 3월19일 한미 키 리졸브 연습에 맞춰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적이 있다. 당시 한미 당국은 이례적으로 B-52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 훈련을 공개하며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울러 미군의 대표적 전략자산 중 하나인 핵잠수함의 투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군의 대표적 핵잠수함이라 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150여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6개월 동안 보급 없이 잠항하며 작전이 가능한 것은 물론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전역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어 위협적이다.

실제로 군 당국은 이날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북한을 압박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북한 잠수함은 잠항능력이 1~3일으로 우리 잠수함보다 훨씬 성능이 떨어진다. 결국은 물 위로 올라와야 됩니다. 물 위는 우리의 (해상초계기인) P-3C와 구축함들이 다니기 때문에 (작전능력이) 매우 취약하게 된다"며 큰 우려를 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방부는 또 그동안 함구해오던 대북 확성기 방송내용을 확인해주며 심리전 효과를 선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확성기방송에 나가는 K-팝에는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탈북한 북한 군인에 따르면 전방의 북한 군인들이 이런 노래들을 들으면 탈영을 하고 싶어 할 정도"라며 확성기방송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방송 내용, 시간 등에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던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협상의 주요 안건이라 할 수 있는 대북 방송의 효과를 대외적으로 선전해 멈출 뜻이 없다는 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풀이된다.

아울러 군은 전역을 앞둔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사례를 잇따라 소개하며 군의 충성심을 알렸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역을 연기한 장병은 50명을 넘어섰다. 

/신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