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점육점 식당이 일반식당과 같은 판매 방식을 취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세무당국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일반식당의 경우 '음식점업'에 해당돼 매출의 10%를 부가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정육점과 식당을 같이하는 일부 정육점식당이 매출을 비과세가 적용되는 정육점으로 잡으면서 세금을 피해가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육점식당의 경우 고기는 비과세로, 식대와 음료, 주류 판매 금액은 과세로 매출을 잡아야 한다.

정육점과 식당의 가격이 다를 경우는 그 차액에 상당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정모씨(53, 완주)는 이달초 가족과 함께 완주군 모 관광지에 위치한 정육 식당 A업소를 들렀다.

식당안에 들어서자 고기가 진열된 정육점과 손님들이 음식을 먹는 공간이 마치 하나처럼 공존해 있었으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로 붐 볐다.

정씨는 고기를 주문하기 위해 정육점에 적혀있는 판매 가격을 보고 있는데 직원이 와서 "판매 가격이 다릅니다"라며 주문서를 내밀었다.

주문서에는 600g당 가격이 적혀있었고, 정육점 가격보다 1만7,000원에서 2만원 가량 더 비쌌다.

정씨는 별 생각없이 고기와 식사를 주문했고, 다 먹고 나서 15만원 가량을 신용카드로 지불했다.

전표를 지갑에 넣고 다니던 정씨는 며칠전 이를 꺼내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15만원 모두 비과세로 발행된 것.

대형마트는 과세와 비과세 물품이 혼재돼 있지만, 비과세물품은 가격 옆에 '*비과세'라고 표시해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정육점 식당도 발행방식이 같아야 됨에도 모두 비과세 처리해 일반 식당의 반발도 사고 있다.

지역내 식당 관계자는 "우리는 고기를 포함해 모두 부가세 대상인데 반해 정육점 식당은 교묘히 세금을 피해간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며 "식당안에 정육점을 차려 놓고 장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세무 당국 관계자는 "정육점과 식당은 부과 기준이 다른 만큼 별도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정육점 식당, 과세 기준이 바로 잡힐지 관심이 집중된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