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미래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의 전기차 보급률은 세계 점유율의 0.45%에 불과해 여전히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전기차 이니셔티브(EVI)의 '2015년 세계 전기차 보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글로벌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66만5000여대로 전체 승용차 등록대수의 0.08%를 차지했다. 

 이 중 미국은 39%(27만5104대)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이 각 16%(10만8248대)와 12%(8만3198대)로 2위와 3위다.

 반면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3000여대로 세계 보급대수의 0.45%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30여만 대로 이 중 57%는 순수전기차, 43%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까지 글로벌 전기차 충전설비 누적 개수(플러그 기준)는 급속 충천 1만5000개, 일반 충천 9만4000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급속 설비는 8배, 일반 설비는 2배 증가하며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기차 수요는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미국에서 두드러졌다.

 노르웨이는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이 12.5%나 된다.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네덜란드는 3.9%(전년比 1.4↓), 미국은 1.5%(0.2%↑), 스웨덴은 1.4%(0.8%↑) 수준이다.

 EVI 회원국 정부의 전기차 투자 지출액은 모두 160억 달러로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구·개발(R&D) 부문이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EVI 회원국은 R&D에 70억 달러 이상을 사용했다. 인센티브에는 50억 달러, 인프라에는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기술 개발로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낮아졌지만, 성능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배터리 가격은 2011년 ㎾h 당 600달러에 달했으나 2013년 4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성능은 같은 기간 100Wh/ℓ에서 200Wh/ℓ로 높아졌다.

 더욱이 EVI는 2022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h 당 200달러로 낮추고 성능은 400Wh/ℓ로 개선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전기차 시장이 자리 잡지 못하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업체들의 기술 개발, 인프라 미비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전기차 선진국의 경우 정부가 보조금 등을 통해 차량 가격 부담을 줄이고 충전소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르웨이와 같이 민자도로를 무료로 사용하게 하거나 버스전용차로를 개방하는 곳도 있다. 네덜란드는 노상 주차를 허용하고 카셰어링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여전히 가격이 높고 충전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이 있지만 연간 지원대수가 한정돼 있고 차량 가격도 일반 차량보다 비싸다. 충전시설 역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7기에 불과해 전기차 보급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