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아동학대 행위가 잇따라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유치원 내 CCTV를 자율적으로 설치하도록 권고했지만 도교육청은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반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시행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일선 시도교육청에 유치원을 대상으로 CCTV 설치 희망 수요조사를 실시하니 설치를 희망하는 유치원이 있으면 교직원, 학부모 등 전원의 동의를 받아 9월 10일까지 수요 조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130만 화소 이상의 카메라 설치 및 최소 30일 이상의 영상을 정보할 수 있는 CCTV시 교육부가 CCTV 설치비용의 50%인 20만원을 지원한다는 조건도 첨부됐다. 

나머지 비용은 공립유치원은 시·도 교육청에서, 사립유치원은 설치·경영자에서 부담하라고 명시됐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유치원의 CCTV 설치가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인만큼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기때문에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공문을 유치원에 내려보내지도, 예산을 지원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정옥희 대변인은 "법률에 위반되는 것을 왜 도교육청이 유치원에게 하달하겠느냐"며 "유치원 CCTV 설치와 관련해서는 도교육청은 일체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에서는 CCTV 설치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 교직원과 학부모 모두의 동의를 받아 설치를 실시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유치원 CCTV는 관리책임자를 지정해 열람등의 청구를 통해 이뤄지며 개인영상정보의 안전성 확보 조치 등을 할 계획이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유치원 내 CCTV는 교직원과 직원의 개인정보를 강제로 취득해야 하는 행위로 헌법 제37조 2항에 위배된다며 반드시 국회가 정하는 법률에 근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치원에 수요조사 자체를 실시하지 않을 계획을 밝혔지만 교육부와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CCTV를 설치한다고 아동학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다른 의견을 가진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학부모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이다"며 "도교육청이 강제로 하지 않더라도 수요조사는 실시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