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전날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현역 20% 공천배제안과 5본부장 체제개편 등에 따른 당규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새정치연합 당무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2시간여간 논의를 벌인 끝에 박수로 개정안 의결에 합의했다. 다만 해당 의원이 공천배제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내용을 미세 조정키로 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공천혁신안이 통과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시행세칙, 실제로 적용될 내부규정 등을 만들 때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선출직평가위원회가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그렇게하지 않을 경우)본인에 대한 공천을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한 후 (오해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당 혁신위원회는 이날 공천혁신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신뢰의 주춧돌을 놓았다"며 "당무위원회의 혁신에 대한 의지와 실천이 변함없이 계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력, 도덕성, 정체성이 가득한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앞서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선출직평가위원회의 교체지수 평가결과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8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지역구 의원 평가기준은 ▲지지도 여론조사 35%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 35% ▲다면평가 10% ▲선거기여도 평가 10% ▲지역구활동 평가 10%다. 비례대표의 경우 의정활동과 다면평가가 이뤄진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당무위 모두발언에서 "이제 공천 혁신단계로 접어들었다"며 "개인, 계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이 바라고, 당이 바라는 이기는 길로 나갈 것을 간곡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핵심은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이라며 "하위 20% 공천 탈락이 안타깝고 아프지만 당 대표, 계파를 배제하고 다선·중진 등에 대한 인위적 구분없이 적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표와 계파의 손에서 공천권을 내려놓고, 사천을 끝내자"며 "시스템 공천의 초석을 깔고, 대표나 계파보스가 아니라 국민의 눈과 귀를 두려워하는 정당, 일하는 정당이 되자"고 강조했다.

당내 비주류계로 문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당무위 직전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의 20% 공천배제안에 대해 "미리 룰을 만들고, 이에 따른 행위들이 있으면 이후에 충격이 덜하지 않겠느냐"며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제도의 문제점 여부를 떠나 공천 직전에 정해서 바로 적용하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며 "(공천룰·5본부장 체제개편 등에 대한 결정을) 늦춰서는 안 되고, 빨리 정해 검증·예고기간을 길게 둬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기본적 틀에는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당무위원들은 평가위원회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하는 방안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광주 동구가 지역구인 박주선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천권자가 잘못해서 패배하거나 정당 득표율이 낮으면 중앙당을 비롯한 지도부가 책임져야지, 어떻게 지역구의원에게 책임지라고 하느냐"며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 후 회의장에서 나갔다.

박 의원은 "모든 당의 운명을 외부인사에 맡기자는 것인데 제대로 된 선출직 평가위마저 구성할 수 없다면 당을 해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외부인사에 의존해서 기생하겠다는 것인가. 국민들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