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한옥마을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전격 퇴출을 결정한 꼬치구이 전문점의 생사 여부가 내달 중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에서 성업 중인 꼬치구이전문점 20곳에 대한 시설개선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9월 중 퇴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전주시의 결정에 한옥마을 상업화 세태에 굴복한 명분 없는 행정지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당초 전주시는 지난 6월 말 한옥마을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비판 여론에 닭꼬치와 문어꼬치 등 각종 꼬치구이전문점에 대한 영업취소 등의 행정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꼬치구이 퇴출의 근거로 지난 2011년 11월 변경·고시된 전주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을 내세웠다.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은 피자와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점의 전주 한옥마을 내 입점을 금지하고 주막과 같이 전통 이미지에 맞는 상업시설만 부분적으로 허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즉석 조리식품인 꼬치구이도 패스트푸드의 한 형태로 판단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2011년 11월) 이후 입점한 한옥마을 내 꼬치구이점 11곳(전체 20곳)에 대한 영업취소 절차를 거듭 예고해왔다.

그러나 전주시의 이같은 결정은 메르스 여파로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고 이와함께 꼬치구이 전문점들의 경영란이 가중되면서 한옥마을 꼬치구이 퇴출 행정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한옥마을 내 꼬치구이전문점 업주들이 상인회를 결성하고 자비를 들여 강화유리와 연통 등을 설치, 꼬치를 굽는 동안 냄새가 퍼지지 않도록 시설과 위생개선 등 자정노력에 나서 시의 퇴출 결정을 압박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주시민들은 한옥마을 정체성을 훼손하는 꼬치구이에 거부감이 큰 반면 일부 젊은층 관광객들은 다양한 먹거리를 맛 볼 수 있어 꼬치구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세태도 전주시의 퇴출 결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꼬치구이 영업점주들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다”면서 "자정노력을 통해 냄새와 위생 쓰레기 배출문제 등 문제점을 해소해 한옥마을 관광객들의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변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한 한옥마을 상가 매출이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고 꼬치구이점들이 자정노력에 나선 만큼 시설개선 등 자구노력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한옥마을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냄새와 쓰레기배출, 위생 문제 등 시설개선과 자구노력을 약속한 꼬치구이점들의 영업행태 변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다음달 중으로 퇴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