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연작장해가 있는 인삼 재배 후 뒷그루 작물로 도라지 재배가 가능하다고 6일 밝혔다.

연작장해란 같은 종류의 작물을 동일한 밭에 연속적으로 재배했을 때 그 작물의 생육이나 수량,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농진청에 따르면 6년 근 인삼 재배 후 2년생 묘삼을 다시 옮겨 심으면 뿌리썩음병 발생이 심해 연작장해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

즉, 2년생 묘삼의 지하부 생존율은 23.6%에 불과하고 뿌리썩음병에 걸린 개체도 92.3%에 달해 10년 이상 돌려짓기를 하거나 토양 소독 없이 인삼을 다시 재배하기는 불가능하다.

인삼뿌리썩음병원균은 인삼 뿌리에서 분비되는 사포닌, 유기산 등을 이용해 자라고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다.

인삼 재배 후 토양 속에 남아있는 병원균은 인삼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에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

인삼 재배 후 뒷그루 작물로 도라지를 재배할 경우 입모율이 높아 관심을 갖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농진청은 인삼과 비슷하게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는 도라지도 뿌리작물이기 때문에 인삼 뒷그루 작물로 재배가 알맞은지 시험했다. 

그 결과, 6년 근 인삼 수확 후 도라지 종자를 파종해 재배하면 1년생 도라지의 경우 입모율은 88.0%로 매우 높았다.

인삼뿌리썩음병원균에 감염된 개체도 없었으며, 10a당 생도라지 수량도 476kg로 일반 재배 농가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년생 도라지의 경우도 입모율이 86.8%로 상당히 높고 생도라지 수량도 959kg/10a로 잘 자랐다.

더불어, 도라지 뿌리에 인삼뿌리썩음병원균을 인위적으로 접종했을 때도 도라지 뿌리의 표면만 약간 갈색으로 변할 뿐 인삼 뿌리처럼 썩는 개체는 생기지 않았다.

또한, 색깔이 변한 부위에서도 뿌리썩음병원균은 검출되지 않아 도라지는 인삼뿌리썩음병의 기주식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농진청은 앞으로 인삼 재배 후 토양의 비옥도를 회복함과 동시에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뒷그루 작물을 선발해 나갈 계획이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