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골목길에서 스토킹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살해된 후 국민들의 분노와 함께 스토킹 처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일고 있다.

사실 스토킹이 폭넓게 벌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형사정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여성의 25%, 대학생의 30%가 스토킹에 의해 피해를 받았다고 한다. 

스토킹으로 인한 피해자가 한해 18만명에 이른다는 말이다. 스토킹을 끔찍한 범죄행위로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협박과 구애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인 것 같다. 

그래서 스토킹 행위가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연간 300여건에 불과한 현실이다.

대구 40대 여성 피살사건은 다른 스토킹 사례가 그러하듯 과도한 집착, 자기망상 등 일종의 정신질환과 관련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이제는 스토킹에 의한 강력범죄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스토킹은 현행 경범죄처벌법의 ??지속적 괴롭힘??항목에 의해 8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는 사회적 문제가 된 스토킹을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스토킹 방지법은 강력범죄의 예방과 상관관계가 크다. 스토커를 선제적으로 제지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적 근거와 규정을 만들자는 것도 그 때문이다.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감과 위험성을 고려하면 경찰의 피해예방 노력도 중요하지만 스토킹을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스토킹 방지법 제정이 더 시급한 과제라 생각한다.

최귀문 정읍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