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완이법’으로 불리는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진범 논란이이 일고 있는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 처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진범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내달 9일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어 법원의 재심 결과에 따라 일명 ‘태완이법’에 적용될 경우 공소시효 폐지 대상에 해당, 진범 수사가 재개될 수도 있다. 

지난 200년 8월 10일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범인이 잡혀 법원 판결을 받고 형을 살고 있던 중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재수사를 진행해 자백을 받아내고도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논란을 빚었다. 

사건 발생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최씨(31?당시 16세)는 지난 2000년 8월10일 오전 2시7분께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A(당시 42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최씨는 거듭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지난 2013년 4월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등법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재심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는 경우 판결을 받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 그 오류를 시정하는 비상구제절차이다. 

검찰이 이에 항고하면서 재심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씨가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공소시효가 8월 9일 종료돼 진범을 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이같은 절묘한 시점에서 드라마같은 일이 벌어졌다. ‘태완이법’이 국회를 통과되면서 이 사건은 재심 결과에 따라 진범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개정된 법안이 효력이 발생하려면 국회 본회의 통과 후 대통령의 법안 공포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 공포는 본회의 통과 뒤 15일 이내에 하도록 하고 있어 ‘태완이법’은 늦어도 다음달 8일까지 공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법원의 재심에서 최씨가 진범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면 익산 택시기사 살인 사건은 단 하루 차이로 ‘태완이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익산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8월9일이다. 

이밖에도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02년 9월 20일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한 ‘전주 파출소 경찰관 살인사건이 태완이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폐지되게 된다.

이 사건은 금암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백모(당시 54세) 경사가 파출소 내에서 흉기에 찔려 숨지고 실탄이 든 백 경사의 38구경 권총이 사라진 사건이다.

한편 태완이법은 2000년 8월부터 2008년 이전까지 발생한 ‘살인 사건’에만 적용된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