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으로 성공하는길

‘쉽게 데워진 방이 쉽게 식고,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속담이 있다. 쉽게 빨리 성공하는 사람은 대부분 오래 가지 못한다. 논어에 보면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탐하지 말라, 너무 서두르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되고 작은 이익을 탐하게 되면 큰일을 망치게 된다.’고 했다.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라면, 좀 더 천천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느림의 철학, 여유로움의 지혜가 현명한 문제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마라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느림으로 가장 확실한 성공의 길을 밟아가야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열자(列子)탕문편에 나오는 얘기다. 집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을 옮기겠다고 흙을 옮기기 시작한다. 이웃주민들은 90세 우공을 비웃지만, ‘내 삶이 끝날지라도 아들과 후손들이 끊임없이 일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에 천제가 감동하여 그 산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하는 우화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마침내 성공한다.’는 교훈이다.

법정 스님의 ‘인생속도’에 대한 얘기다. ‘현명한 사람은 움켜쥐기보다는 쓰다듬기를, 달려가기보다는 구불구불 돌아가기를 좋아한다. 문명은 직선이고 자연은 곡선이다.

곡선엔 조화와 균형, 삶의 비결이 숨어있다. 천천히 돌아가고 쉬기도 하고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이걸 익히는 게 삶의 기술이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앞만 보면 되지만 국도나 지방도로를 갈 때는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빠름보다는 느림이 탄탄한 성공의 길을 걷는 사람이다.’

프랑스 철학자 쌍소 교수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현대사회는 인간에게 더 빨리 보고, 배우고, 행동하여 빠름으로 목표달성을 하라고 강요하지만, 결과는 악순환에 빠져 삶이 더 각박해질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또 ‘삶을 즐기려면 느려져야 한다. 느림은 게으름과 다르다. 게으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상태인 반면 느림은 삶의 매순간을 제대로 느끼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라고 말한다. 류인현 목사는 ‘거북이는 느려도 행복하다’는 책에서 거북이의 ‘느림의 미학’을 얘기했다.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는 애초부터 서로 게임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저자는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이유 중 하나를 거북이의 정체성에서 찾았다. 거북이는 자신의 느림을 토끼의 빠름과 비교해 보고 낙심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자신이 토끼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경기를 시작했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반면 토끼는 거북이와의 비교에서 교만함으로 자만했다.

그래서 결국 패망의 길로 빠졌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은 속도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더 좋은 성공은 긴 기다림을 통해서 이뤄진다. 빠르게 성공하는 것보다 느리게 성공하는 것이 낫다. 빠른 성공은 쉽게 무너지지만 느린 성공은 한 번 올라서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서는 목표를 향해 엉금엉금 기어가다보면 언젠가는 근처에 도달하게 된다.

가끔 멈춰 서서 쉬어간다고 해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목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어린왕자도 말했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그러나 믿고 가는 것이다. 믿음이 떨어질 때는 안간힘을 써서 버티고 기다리기라도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열매로 나타날날이 온다.

요즘 청소년들은 너무 빨리 성공하려는 폐단이 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해버린다.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꿈을 더 이상 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꿈의 성취에 있지 않고 바로 꿈꾸는 일 그 자체에 있는 것이다.

오랜시간이 걸릴지라도 혹은 시작이 늦을지라도 꿈을 간직하고 나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느림으로 성공한 이들의 삶을 거울삼아 다시 생각해보자. 꿈을 성공시키기에는 너무 늦다는 것은 없다. 절실히 필요한 건 때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노력이다.

성공은 느림으로 차근차근 벽돌을 쌓아올리는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건물의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느림으로 공들여 쌓아올려진 성공탑은 허물어지지 않고 평생 보물로 남는다.

김 재 춘 전.완주동양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