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이전사업의 추진절차 등을 문제 삼아 주민들이 반발했던 전주 35사단 임실지역 이전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도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도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오전 전주시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행정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이날 임실지역 주민 하모씨 등 80명이 ‘35사단 부대이전사업을 취소해 달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실시계획승인고시처분 무효 확인 및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주민들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사건의 잇단 기각 결정에 이은 본안사건에 대한 판결로써 35사단 이전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받은 셈이어서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원고들 가운데 오모씨 6명은 이 사건 환경영향평가 범위구역 내 거주자가 아니므로 지위적ㆍ예비적 소를 모두 각하하며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74명)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 측은 피고의 실시계획승인고시처분에 대해 사업시행자(전주시장) 지정부터 새로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당초 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인가 등 절차와 무관한 주장이므로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환경영향평가를 새로 하려면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해야 하고, 이미 환경이 훼손된 상태여서 새로 하는 것은 무효이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서도 기각 판결했다.

“당초 처분한 환경영향평가의 기초 자료를 일부 인용했다고 평가가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변화된 부분을 새롭게 적법한 절차에 의해 추진했다면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한 원고가 ‘사업 집행정지 기간 중 피고가 공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집행정지 가처분이 2009년 6월21일 내려졌는데 원고 측이 제출한 사진 등 증거자료를 살펴보면 일부공사가 이뤄진 시점은 같은 달 22~23일로 이는 법원의 결정문이 송달되기 이전이므로 사전공사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전주시는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따라 35사단 부대이전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된 만큼 그동안 소송으로 다소 부진했던 공사에 박차를 가해 현재 22%대에 머물고 있는 공정률을 연내 40%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주시는 공사 추진과 함께 편입지역 주민들에 대해서는 추가지원 방안과 이주단지 조성방안에 대해 충분한 대화와 설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며, 국방부와도 긴밀히 협조해 임실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2월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편입지역 주민들에 대해 이 같은 추가지원방안 등을 제시했다.

송하진 시장은 이날 판결 선고 뒤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가처분에 이은 이번 본안소송 선고로 군부대 이전사업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셈이 됐다”며 “2013년 6월 준공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이전지역 주민과 최대한 협조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업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35사단 이전과 맞물린 에코타운 조성계획에 대해서는 “북부권 개발에 도움이 되고 시민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용도 부분은 사업성 고려가 불가피할 것이나 지형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친환경적인 개발에 힘쓰고 주거와 함께 연구기능을 접목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35사단 이전을 반대하는 하씨 등 임실지역 일부 주민들은 국방부가 2010년 5월 승인ㆍ고시한 국방ㆍ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에 대한 무효 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같은 해 8월 제기했다.

이에 앞서 전주시는 2007년 4월 국방부로부터 부대 이전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을 승인받아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하고 환경영향평가에서 제기된 사항 등을 설계에 반영, 기본ㆍ실시설계 심의를 거쳐 이듬해 5월 공사를 착수했다.

그러나 임실지역 주민 42명은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2009년 1월 “실시계획 승인 이후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것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사항”이라며 서울행정법원에 무효 확인 및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법원은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또 같은 해 10월에는 실시계획승인 무효 확인 판결을 내렸다.

이에 국방부와 전주시는 서울고법에 항고한 뒤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행․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새로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 2010년 5월20일 국방부로부터 실시계획을 다시 승인ㆍ고시 받았다.

그러자 임실 주민 80명은 또다시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에 재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 및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이날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조세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