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육아문제에 관심이 많은 요즘 남성에게도 의무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육아 휴직에 대한 대다수 기혼 직장인 남성들의 고민은 "육아 휴직을 할 수는 있지만 직장에서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육아휴직은 고사하고 3일간 무급휴가로 주어지는 출산 휴가 역시 제대로 알고 있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는 약 44만 8800명이며 이 가운데 육아휴직을 쓴 '간 큰 아빠'는 502명으로 전체의 0.11%에 불과하다.

현재 출산과 육아를 위해 여성 근로자에게는 산 전·후 휴가 90일, 배우자에겐 출산휴가 3일이 허용된다. 육아휴직의 경우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가진 근로자이면 남녀를 불문하고 1년 이내로 허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산으로 인한 근로 포기가 71%에 달하며 경력 단절의 부담으로 출산시기와 자녀 수를 조정하는 여성이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여야 의원 17명이 공동발의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안은 출산때 산전후 휴가를 마친 배우자가 있는 남성근로자에게 1년 이내에 30일간의 영아 육아휴가를 주도록 제도화하는 게 골자이다.

유급 육아휴가의 경우 산전후 휴가와 같은 급여(상한액 월 135만원)를 지급받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계에 따르면 법개정에 따른 추가 소요액은 매년 1140억-1509억원 수준이며 2011-2015년의 5년간 총 소요액은 6588억원 수준이다.

김성식 의원은 "여성의 과도한 영아에 대한 육아부담은 출산 기피로 이어져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가속화시킴으로써 사회의 지속발전과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우려가 높아져 남성의 양육참여 의무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법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저출산 문제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스웨덴의 경우 1990년대 초반 출산율이 1.5명이었으나 2002년 남성 육아휴직 기간을 60일로 확대한 후 출산율이 2008년 1.8명으로 높아졌으며 여성취업률도 80%를 넘어섰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 부담이 경감돼 저출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