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날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상반 2.4%→하반 3.1%)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전망치는 기획재정부(3.1%)와 국책연구기관인 KDI(3.0%)보다는 낮지만 LG경제연구원(2.6%), 한국경제연구원(2.7%), 하나금융경영연구소(2.7%) 등 국내 민간연구기관 보다는 높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2.8%)과는 동일한 수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수출이 부진한데다 메르스 사태와 가뭄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며 전망치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올 2분기의 경제성장률은 당초 4월 전망치인 1.0%보다 낮은 0.4%로 예상됐다. 이 총재는 "가뭄의 피해가 의외로 컸고, 메르스 사태의 영향도 생각보다 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소비와 수출 분야에서는 1%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민간소비 부문은 1.8%, 상품수출과 수입은 각각 1.5%와 1.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는 4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5.4%, 건설투자는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 효과 등을 감안해 0.2%p 늘어난 3.6%로 전망됐다. 

 한은은 내년에는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인 3.4%에서 0.1%p 떨어진 수치다.

 이 총재는 "3분기 이후에 일시적 충격의 영향이 줄면서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다시 나타낼 것"이라며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전망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3%대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4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연간 0.9%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은 상반기 0.5%, 하반기 1.2%로 전망됐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전망보다 0.1%p 낮췄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국제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인 9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서비스 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지만 천연가스와 석탄 등의 수입가격 하락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커진 영향이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 7% 내외로 상승한 뒤 내년에 5%대 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