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전주농협 조합장이 대법원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선거가 끝난지 석달여 만에 다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서규 전주농협 조합장(62)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박씨가 조합장 직위를 상실하면서 전주농협조합은 보궐선거까지 상임이사 체제로 운영, 발빠르게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주농협조합이 오는 29일까지 조합장선거 위탁을 신청하면 내달 22일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내달 22일 선거가 확정될 경우 7~8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접수, 9일부터 선거운동이 이뤄지게 된다. 

전주농협조합은 지난 3월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재개표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박씨가 2위와 6표차로 신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박씨가 조합장 직위를 상실하게되면서 당시 선거에서 2위로 낙선의 분루를 삼킨 A(62)후보의 재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선거에는 직전 조합장인 박씨와 다른 두명의 후보가 대결, A후보는 2086표를 얻어 2092표를 획득한 박씨에 6표차로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대법원의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을 받은 박씨는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조합장으로 있는 전주농협 전체 직원회의에서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를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기관, 단체 내에서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고, 농업협동조합법 역시 조합을 이용해 선거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박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박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 박씨는 농협조합장에 재선된지 석달여 만에 조합장 직위를 잃게 됐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