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에 너무 괘념하지 마세요?"라고 누군가 당신에게 조용히 말했다면 그냥 신경쓰지 말고 내버려 두나요? 특히 아무말 안 하고 그냥 지나가는데 그런 말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말과는 달리 그 뜻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좀 더 제 말에 귀기울여 주세요!" 또는 "제게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세요!"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말과 뜻의 바닥에는 열등감과 우월감 등이 함께 있습니다. 그것이 빙산의 일각과 같은 말을 통해서 묻어납니다. 이걸 모르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전혀 마음공부를 하지 않은 증거입니다. 적어도 마음 공부를 한 사람은 이걸 압니다. 내가 뭘 얼마나 원하는지. 정확히 말하자면 내 마음이 말입니다. 

 그런데 마음공부를 한 수행자 역시 그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런 마음을 알면서도 쓰는 것일 따름입니다. 그걸 우리는 '활용'이라고 합니다. 마음공부, 즉 수행하는 불자들은 그런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받아들입니다. 즉 '아직도 내 마음에 그런게 있구나!'라고 알아차리고 또 인정하며 존중하는 것입니다. 

 깨침은 그런 것이기도 합니다. 맑고 밝은 변화를 위해 맨손이 아니라 망치나 나아가 굴착기 또는 폭약, 아니 핵폭탄을 사용해서라도 벽을 깨고 경계를 넘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경계를 넘은 사람은 어쩌면 그런 알량한 '활용'도 이미 넘었기에 그냥 '무념 무상'할 따름입니다.

 DNA가 바뀐다!

 DNA가 뭘까요? 그게 바뀔까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그것이라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생각, 취미, 생활패턴이나 습관이 변해서 결국 삶까지 바뀌는데 DNA가 뭐라고 그것만 안 바뀌겠는지요? 

 수행자들이 식사할 때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끔 이상한 게 보이기도 하나 봅니다. 한 가지 음식을 먹어도 그 재료에는 식물, 동물 등의 다양한 생명이 담겨 있습니다. 먹는 과정에서 그 재료들이 몸의 위나 장에서 소화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겁니다. 그런 생각은 우리 인간의 몸에서 바라본 시각일 듯합니다.

 거꾸로 그 생명들 입장에서 보면 죽어서 인간의 몸이 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소화과정에서 동물의 몸 기운이 사라지고 인간의 몸으로 동화되는 것이 보이는 이유도 같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회의 시점에서 죽은 후 49일은 모든 생명에 다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식재료가 되는 동물은 49일 전에 인간의 몸이 되곤 합니다. 그때 동물의 영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미 인간의 몸의 일부가 된 이후 말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 다만, 축생에 대한 살생과 육식의 위험성이 여기에도 있나 봅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하도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