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유도 종목에서 무자격 선수를 부정 출전시키고 선수 훈련비를 빼돌린 유도 관계자 40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학 유도학과 교수 안모(53)씨와 조모(39)씨 등 3명과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 문모(66)씨, 전국 11개 시·도 체육회 및 시·도 유도회 관계자 36명 등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국체전에 무자격 선수를 부정출전케 하고 전국체전 유도 경기에서 특정 선수에게 고의로 패하도록 지시하는 등 업무방해와 부정출전 대가로 금품을 받고 선수 훈련비를 가로채는 등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 등은 2008년부터 7년 동안 전국체전 출전자격이 없는 남녀 유도 선수 총 107명을 각 시도 대학부와 일반부 군인 대표로 179회에 걸쳐 부정선수로 출전시켰다.

 부정출전 선수들은 전국체전에서 총 58개(금 5, 은 21, 동 32)의 메달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안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간 용인대 선수 132명에게 지급된 훈련비 1억600여만원을 횡령하고 법인카드로 금액을 부풀려 결제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 등으로 1억93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안씨는 지난해 전국체전 여자 유도 대학부 78㎏ 이하 결승전에서 특정 선수에게 고의로 패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이자 전 유도 국가대표 감독인 조씨는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장 재임 중 전국 시도 유도회 등 단체 후원금과 선수 장학금 등 학교 공금 8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지난 4월 경찰조사 과정에서 고향 선배, 국가대표 코치 등에게 허위진술을 해 증거를 위조토록 교사하기도 했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횡령한 8000만원으로 산삼 10뿌리를 구매해 국가대표선수 4명에게 먹였고 산삼 구매영수증을 위조토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 문씨는 2013년 전국체전 유도 남자 대학부 73㎏ 이하 8강 경기에서 특정 선수가 이기게 하려고 상대방 선수의 정상적인 '배대뒤치기' 공격을 위장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주심에게 '지도' 벌칙을 주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입건된 이들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체전 훈련비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실업팀 감독 A씨를 수사 중"이라며 "유도 외 다른 종목에서도 부정출전 사례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