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이 넘는 우리나라 '부자'는 전체 국민 가운데 상위 0.35%에 해당하는 18만2000명으로, 1인당 평균 22억3000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한국 부자는 약 18만2000명으로 전년 16만7000명에 비해 약 8.7%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406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가계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의 14.3%에 해당한다.

 한국의 부자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3.7%씩 증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낮은 예금금리,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보유자산의 투자 성과가 낮아져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의 45.2%(8만2100명)가 서울에 집중돼 있고, 이어 경기도 19.8%(3만6000명), 부산 7.1%(1만2900명), 대구 4.8%(8700명), 인천 2.7%(5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역적 쏠림 현상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한국 부자들의 서울 거주 비중은 지난 2012년 48.0%에서 지난해 45.2%로 2.8%포인트 줄었다. 

 서울 부자의 37.0%(3만명)를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거주자도 지난 2009년 39.2%에서 작년 2.2%포인트 줄었다. 

 경기도 부자의 43.8%(1만5700명)을 차지하는 성남, 용인, 고양시의 비중도 같은기간 45.2%에서 1.4%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들의 보유자산 구성비는 부동산 자산(주택, 건물, 상가, 토지 등)이 52.4%로 가장 많고, 금융자산은 43.1%로 나타났다. 

 작년 조사에서 부동산자산 55.7%, 금융자산 39.2%로 조사됐던 것과 비교하면 부동산자산은 3.3%포인트 줄고, 금융자산은 3.9%포인트 늘었다.

 금융자산 중에는 현금 및 예적금이 47.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주식(16.0%), 펀드(14.5%), 투자/저축성 보험(14.4%)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한국 부자들이 금융자산 전체에 대해 기대하는 연평균 수익률은 6.5% 수준이지만 지난 1년간의 실제 수익률은 3.5% 수준으로 약 3%포인트 낮았다.

 오히려 한국 부자들은 부동산을 유망투자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 응답자의 24.3%가 '가장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 국내 부동산을 꼽아 '해외 펀드'(12.5%)나 '국내 주식'(11.3%)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조사에 비해 국내 부동산을 꼽은 비율이 3.7%포인트 하락한 반면 해외 펀드 및 해외 주식을 선택한 비율은 각각 6.0%포인트, 2.5%포인트씩 상승해 최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의 글로벌 주식 시장 상승에 따른 해외 투자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금융자산 비중의 증가세는 2012년 이후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다"며 "부동산 투자 수익률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보험 및 연금 등의 장기 금융자산 비중이 높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