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의 식수원인 용담댐 수질원격감시장치를 조작한 진안과 장수 하수처리시설 직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전주덕진경찰서는 8일 용담댐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임의로 조작한 진안과 장수의 하수처리장 근무교대자 A씨 등 12명을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조작 사실을 방조한 관리과장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근무 중 용담댐 수질원격감시장치인 TMS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임의로 조작해 허용 기준에 맞게 수치를 맞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관리과장 등 4명은 이같은 사실을 묵인하거나 직원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TMS 5가지 수질 항목 중 부영양화를 막기 위해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총인(TP·물속에 녹아 있는 인의 양)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담댐 수질 조작 사건은 지난 3월 정부 합동감사에서 진안 용담댐 상류의 환경기초시설 방류수가 단 한 번도 기준치를 초과한 적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감시반에 의해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월 약품 처리 비용을 빼돌리기 위해 TMS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한 해 용담댐 상류 오폐수 처리를 위한 약품관리 비용은 당초 알려진 10억여원이 아닌 4000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당초 의혹이 증폭된 약품 처리 비용을 빼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계약직 직원들이 고용 불이익을 우려해 TMS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장계진안 하수처리장에서 용담댐으로 방류하는 하수를 약품처리 후 정화시켜 방류해야 하지만, TMS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임의로 조직하는 방법으로 모두 202차례에 걸쳐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업무 인수인계를 통해 조작 방법을 서로 공유한 뒤 수질 기준이 초과될 경우 임의적으로 수치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계약직 직원은 7명으로, 수질 기준 초과로 인해 과태료가 부과될 경우 재계약을 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교대근무를 통해 TMS 수질조작을 이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TMS 근무자들이 과태료 처분이나 고용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