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광주·전남 예속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지역의 무관심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국가기관인 익산국토관리청이 전북청과 광주청으로 이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용역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주.(관련기사 1일, 2일, 5일, 6면)

정부는 익산청의 관할지역이 넓고, 거리도 길어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전북청과 전남청으로 분리해 관리에 효율화를 꾀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도민들은 이면에 불순한 의도가 내재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그동안 민간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수십여곳이 업무효율화 등을 들어 광주·전남으로 통·폐합되는 모습을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익산청 역시 탈 전북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도민들의 강력 반발로 번번히 무산돼 오다 이제 분리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도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난 현재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전북도청은 물론 익산청이 소재한 익산시, 정치권 등에서 이를 반박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특별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의 호남본부 64개 중 90%에 가까운 56개가 광주·전남에 편중돼 있다.

전북은 이미 광주·전남 부속지역으로 전락했으며, '전남도 전북군'이라는 자괴감마저 들고 있다.

이는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도 있지만 '지역 인사들의 무관심도 일조했다'라는 지적이다

전주매일신문은 1일, 2일, 5일 3일에 걸쳐 '익산국토관리청 사실상 전북청과 광주청 분리'를 다루며 각계 각층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물어봤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국가기관 분리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무슨 명분으로 분리를 막을 수 있는가" "지금까지 분리에 대해 왈가왈부 한 사례가 없었다" 등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데 굳이 관여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반응이 상당했다.

일부 단체 및 개인 소견으로 "있을 수 없는 행태"라는 의견만 간간히 들을 수 있었을 뿐이다.

국토교통부는 행정자치부의 조직 개편 의견 개진에 따라 익산청과 부산청을 대상으로 권역별 균형관리라는 명분으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급기야 '분리가 타당하다'는 중간 용역 결과가 나왔고, 지난 3일 이를 토대로 익산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이 진행됐다.

실제 용역 기간이 다음달중으로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사실상 익산청 쪼개기 수순이 마무리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

하지만, 이에 대한 전북도 및 정치권의 반응은 무덤덤 그 자체여서 도민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전북에 있던 여러 기관들이 온갖 명분으로 광주·전남으로 통·폐합될때도 별다른 대항을 하지 못하더니 익산청마저 분리하려는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이 실망스럽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