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보험회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과태료 1000만원을 물게된다. 약관에서 정한 기간동안 보험급 지급여부를 알려주지 않거나 보험사고를 조사하면서 고객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할 경우도 같은 처분을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금융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보험 혁신 및 건전화 방안'이 발표된지 약 1년만이다.

 개정안에는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규제 합리화와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보험금 지급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보험사에게 보험금 청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해야 할 의무를 부과했다.

 만약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불분명한 이유로 지급을 회피하는 경우 과태료로 1000만원을 물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치매에 걸렸을 때는 부양의무자나 병원 등 제3자가 보험가입 여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치매 고객은 계약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다른 회사로 이전할 때는 이전 결정뒤 2주안으로 고객에게 개별통지해야 한다.

 보험사의 겸영·부수업무 신고절차는 대폭 간소화된다. 투자자문업이나 환전업무 등 다른 법률에서 허가된 겸영업무를 할때는 사전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새로 시작하려는 업무가 다른 보험사에서 사전 신고한 부수업무일 때도 사전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규제가 줄어든 만큼 제재는 강화됐다. 보험설계사가 보험료· 대출금·보험금 외에 해약환급금을 유용했을 때도 3년간 재등록 할 수 없고 퇴출된 보험대리점이 타인의 명의를 이용해 영업을 재개하면 그 등록을 취소시킬 방침이다.

 금융위는 또 법을 어긴 보험사와 임직원에 대한 벌금을 인상했다. 보험사는 1억원, 임직원은 5000만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밖에 보험사가 대주주와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를 할 때는 이사회의 의결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한편, 대주주와의 부당거래가 적발됐을때는 형사처벌 10년과 5억원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중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박용주 기자